LG전자의 한 선임연구원이 회사를 퇴사하면서 구본준 CEO에게 보낸 메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다.
메일 내용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은 그의 ‘충언’과 용기에 격려와 박수를 보냈다. 또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LG전자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절대 공감!”을 보내며 일독을 권하고 있다.
지난 16일 LG전자 소속의 한 연구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LG전자를 떠나며 CEO에게 남긴 글’을 올렸다. 메일은 지난 4월 퇴사를 하면서 보낸 것이라고 한다.
그는 “구본준 CEO님께서는 다른 분들의 의견을 경청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면서 “이제 곧 퇴사를 앞두고, 제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지난 5년동안 LG전자에서 느낀 점들을 용기를 내어 적어봅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제가 느낀 점 중에 우리 LG전자가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이라며 Innovation과 조직문화에 대한 2가지 관점으로 문제점을 제시했다.
우선 Innovation(혁신) 측면에 대해서는 “저는 우리회사가 진정으로 Innovation을 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면서 “하지만 연구원으로서 제가 느낀 바로는, Innovation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Innovation을 하겠다고 ‘주장’만 하는 회사처럼 보입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면서 “특히 ‘Top management(CEO/CTO)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라고 이야기 되면, 그 진위 여부나 이유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고 바로 그 코멘트에 맞게 의사 결정이 납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보안상의 이유로 사내에서 인터넷을 막는 바람에 제대로 된 자료를 찾을 수 없어 막막했던 점과 인터넷 서핑을 못하다보니 아이디어 차원의 발견은 생각할 수도 없다”며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LG전자를 사랑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서 참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총각으로 입사해서, 이제는 돌이 지난 아이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제가 열심히 일한 회사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고 끝맺었다.
이러한 내용의 글이 트위터로 알려지고 커뮤니티 사이트들에까지 널리 퍼졌다.
글을 읽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애사심이 흠뻑 묻어있는 정말 애정어린 충언이다”면서 “말을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텐데 그 용기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응원했다.
‘나도**’는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말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행동으로 옮긴 그대의 지성은 훗날 조직의 발전에 귀감이 될 것이다”고 격려했다.
주식 동호회의 수많은 회원들은 “절대 공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LG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익히 경쟁력을 상실했으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아직도 과감한 투자와 결단으로 시장을 앞서나가는데 반해 대책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백색 가전또한 애플이나 구글이 앞으로 내놓을 스마트TV 등에 밀리게 되면 더욱 끔찍한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세밀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결국 혁신과 조직문화는 기업의 발전에 중요한 요소일 수 밖에 없는데 연구원의 이같은 내부 실정에 대한 발언을 봐도 LG전자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다”고 꼬집었다.
LG전자에 대한 기업의 가치를 두고 투자했던 개인들이 연구원의 이같은 글을 보고 상당히 공감하는 모양새다. 직접 투자한 개인들의 LG전자에 대한 성토도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대책과 대응이 절실하다며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한편 지난 5월13일 LG전자의 주가가 11만5500원이었으나 3개월만인 19일 종가는 5만5000원으로 끝나 반토막났다. 시가총액이 5월에 비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여러 증권사들로부터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 부족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에 대한 리포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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