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10일 1만3100TEU(1TEU는 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5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은 국내 해운회사가 발주한 선박 중 가장 큰 규모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발주한 선박들을 2014년 1분기(1∼3월)에 인도받아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5척의 선박은 친환경 엔진을 탑재하고, 해적들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외부에서 선내로 들어오는 계단을 없애고 승무원 덱(deck)에 방탄유리를 장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상선은 “주력 선박들을 대형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 선박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현대상선의 신규 선박 발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발주처로 현대중공업이 아닌 대우조선해양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신규 선박 발주를 현대중공업이 아닌 다른 기업에 맡긴 것은 처음이다. 조선업계에서는 2006년부터 시작된 두 회사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006년 현대상선을 보유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 지분 경쟁을 벌였고, 올해 3월에는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시도를 현대중공업이 무산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런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야 이해하지만 여러 업체 가운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을 택한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가격과 인도 시기 면에서 가장 유리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