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공포를 불러…동반 추락한 글로벌 금융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5일 18시 16분


코멘트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공포가 공포를 부르는 전이현상이 유럽-미국-아시아를 돌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연쇄 폭락장세로 이끌었다. 미국, 유럽 증시가 3~5%대 폭락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 코스피도 나흘 동안 10% 이상 급락하면서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이 붕괴됐다.

5일 코스피는 74.72포인트(3.70%) 폭락하며 1,943.75에 마감해 동일본 대지진 때인 3월 15일(1,923.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코스피는 228.56포인트(10.5%) 곤두박질치면서 129조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1~24일 나흘간 136조 원이 사라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들은 4일간 총 1조9977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시 폭락의 불길은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남미 아시아 금융시장을 차례로 강타했다. 4일(현지시각)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가 4% 가까이 추락했고,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31% 급락했다. 이어 일본 3.72%, 대만 5.58%의 폭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것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이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위기가 오래 갈 것 같다"는 우려가 투매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밀튼 에즈라티 로드아베트증권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포기의 의미로) 수건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5.8% 떨어진 배럴당 86.63달러에 거래를 마쳐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