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효과? 샤넬도 가격 인하

  • Array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관세철폐 반영, 5%안팎 내릴듯… 5월엔 일부제품 25% 올려 눈총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에르메스에 이어 샤넬도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샤넬 측은 18일 “한-EU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분을 의류 핸드백 등 패션 관련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7월 선적되는 제품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샤넬 관계자는 “‘인하’가 아니라 관세 철폐분을 ‘반영’한 것으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달 1일부터 발효된 한-EU FTA는 유럽산 의류와 구두(13%), 가죽가방(8%)에 부과되던 관세를 즉시 철폐하도록 하고 있다. 샤넬 측은 회사방침상 구체적인 인하폭을 밝히지 않았다. 에르메스의 가죽 제품에 적용되는 평균 할인율 5%를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샤넬의 베스트셀러 핸드백인 ‘클래식 캐비아’ 미디엄 사이즈는 579만 원에서 550만 원, ‘2.55 빈티지’ 미디엄 사이즈는 639만 원에서 607만 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FTA 발효 직전 또는 직후에 가격을 인상한 주요 명품 업체는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등이다. 6월 말 일부 제품 가격을 4∼5% 인상한 루이뷔통 측은 18일 “당시 인상 결정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며 FTA로 인한 가격 변동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전했다. 7월 1일 2∼3%를 인상한 프라다 역시 “본사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며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샤넬은 생산지와 선적지가 모두 EU 지역이어서 FTA 발효에 따른 수혜 업체 중 하나이면서도 5월 일부 핸드백 가격을 25%까지 올려 고객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샤넬 측은 “에르메스 인하 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며 오랫동안 논의한 결과”라고 전했다. 한 백화점 명품관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중에는 비관세 지역인 스위스나 유럽이 아닌 홍콩에서 수입되는 브랜드가 많아 인하에 나설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넬과 에르메스의 가격 인하 결정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경제학’에 비춰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를 계기로 명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해지면서 명품 소비층이 대중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하는 FTA로 인한 ‘일시적 효과’일 뿐이고, 명품 업체들이 앞다퉈 추구하는 프리미엄화 전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트렌드컨설팅업체 PFIN 이정민 이사는 “중장기적으로는 신제품 출시 등과 맞물려 가격을 인상하는 고가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