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 연체율, 일반등급의 30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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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등급 이하 연체율 7.6%… 금감원 ‘묻지마 발급’ 점검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일반등급(1∼6등급)에 비해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용등급 1∼6등급의 연체율은 0.2%에 불과했지만 7∼10등급은 이의 30배가 넘는 7.6%로 집계됐다.

저신용자의 연체율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저신용자의 카드 이용액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7∼10등급의 카드 이용액은 2008년 46조9000억 원, 2009년 51조 원에서 지난해 66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카드회사 매출에서 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6.3%에서 지난해 17.8%로 높아졌다.

이런 현상은 카드사들의 영업경쟁이 과열되면서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10등급에 대한 카드 발급 건수는 193만6000건으로 2009년(177만5000건)에 비해 16만 건가량 늘었다. 이성헌 의원은 “금리 상승기에 연체가 늘어나면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카드사의 채무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다”며 “카드론 신청에 대한 심사 승인 기준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연체 가능성이 큰 저신용자에 대한 리스크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저신용자에 대한 ‘묻지마’식 카드 발급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 현황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카드사가 신규로 카드를 발급할 때 고객의 재산과 소득, 채무관계 등 고객심사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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