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매장 매출 1위 도넛가게 비결은 ‘고무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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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軍면회 선물 대박

외식업체 성공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목’, 즉 좋은 위치를 잡는 것이다. 엄청나게 비싼 임대료에도 수많은 외식업체가 서울 명동에 들어가려는 것도 대한민국 최고 상권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로 눈에 안 띄는 지방이나 변두리 매장도 지역 특색을 잘 활용해 충분히 성공하는 사례가 있다.

도넛브랜드 ‘크리스피 크림 도넛’ 원주터미널점은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지방 매장 17개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70석 규모의 중간 크기 매장이 이처럼 매출 성적이 좋은 비결은 인근 군부대에 있었다. 가족들과 스스로를 ‘고무신’이라 부르며 면회 오는 여자 친구들이 선물로 도넛을 대량 구입하기 때문. 특히 도넛 12개로 구성된 ‘더즌’ 메뉴가 다른 매장보다 15% 많은 하루 평균 150세트씩 팔리며 매출을 이끌고 있다. 면회객들이 부대의 선임, 후임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넛을 넉넉히 구입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떡카페 ‘빚은’은 공항에 위치한 만큼 항공 관계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전체 매출의 17%가 스튜어디스에게서 나온다. 이들에게 가장 인기인 제품은 ‘우리쌀찜케이크 블루베리’. 튀기거나 굽지 않고 쪄낸 제품으로 건강은 물론이고 미용에도 좋아 외모에 많이 신경 쓰는 스튜어디스들이 즐겨 찾는다. 찰떡 꿀떡 경단 등 한입 크기의 ‘미니 떡 제품’도 강화해 스튜어디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리적 특성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롯데리아 명일점’은 오후 10시가 되면 중고교생들로 매장이 북적거린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2층 매장을 ‘심야 열린 독서실’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포는 반경 3km 이내에 중고등학교가 20여 개나 있지만 독서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스터디모임을 위한 ‘세미나실’도 갖췄다. 현재 이 매장은 주택가 롯데리아매장 평균보다 2배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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