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회복엔 한국이 최고”… 日관광객 다시 몰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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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상품 매진 잇따라

“파워 스폿(Power Spot·기를 살릴 수 있는 공간)’ 한국으로 가자.”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심각한 침체에 빠졌던 일본인의 한국 여행이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가적 재난 이후 해외여행을 대부분 취소했던 일본인들이 지진 후 ‘스트레스 증후군’ 해소 장소로 한국을 다시 찾기 시작한 것.

한국관광공사의 일본 4개 지역 지사장은 7일 서울 본사에서 긴급 비상회의를 열고 현황 및 대책 점검에 나섰다. 이 회의에 참석한 김영호 도쿄지사장은 “일본인 전체 해외여행의 45%를 차지하는 도쿄 등 간토 지방 일본인의 해외여행이 대지진 이후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달 20일 이후부터 회복돼 현재는 신규예약이 취소분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T여행사가 최근 신문광고를 재개한 4, 5월 한국 관광상품은 3회분 1600명이 최근 매진됐다. 한국에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을 보내는 HIS여행사도 이달 들어 웹에서 판매하는 한국 여행상품이 거의 매진됐다.

9일 경주에서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해 열리는 ‘경주벚꽃 마라톤&워킹대회’에는 일본인 904명이 참석한다. 지난해의 870명보다도 늘어난 것으로 지진 이후 일본인이 대거 참석을 취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3월 일본인의 한국 입국자 감소폭도 예상보다는 훨씬 적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3월 일본인의 한국 입국자는 26만7026명으로 지난해 3월(30만5490명)에 비해 12.6% 감소했다. 이 기간에 미국(―5.9%), 영국(―7.0%), 독일(―25.3%) 관광객도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감소치가 적은 것이다. 김 지사장은 “처음에는 국가적 대재난 속에서 ‘무슨 해외여행이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엔 지진 후 계속되는 여진 및 방사능 오염에 지친 일본인이 원기 회복 장소로 한국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지진 이후 한국이 보여준 일본에 대한 우애와 격려에 감동해 한국을 찾겠다는 일본인도 늘고 있다. 관광공사는 지난달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이웃나라의 우애의 정을 담아 모든 분의 안전과 빠른 복구를 기원한다’는 광고를 실었다. 일본 내 외국 관광기구 중 처음이었다. 이참 관광공사 사장은 24일 도쿄를 직접 방문해 일본 관광청 장관을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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