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Golf]여자 골프단 창단 러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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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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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 적고 우승 땐 로고 노출 효과 커
프로야구+축구 24개팀… 5개팀 더 많아

웅진코웨이 골프단 창단에는 골프 애호가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7일 창단식에서 기념 촬영을 한 양길수 단장, 이용범 감독, 이선화, 최민경, 김지현, 문수영 선수,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이사(왼쪽부터). 웅진코웨이 제공
웅진코웨이 골프단 창단에는 골프 애호가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7일 창단식에서 기념 촬영을 한 양길수 단장, 이용범 감독, 이선화, 최민경, 김지현, 문수영 선수,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이사(왼쪽부터). 웅진코웨이 제공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 팀이 가장 많은 종목은 무엇일까. 프로 스포츠의 양대 산맥이라는 야구와 축구 팀은 각각 8개와 16개다. 농구와 배구는 남녀 팀을 합쳐 각각 16개와 12개다.

이에 비해 골프는 여자 팀만 해도 후원사를 포함해 29개나 된다. 이것도 25일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잠정 집계한 수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금융사부터 건설사, 스포츠용품사, 가전제품 회사 등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만 해도 한화를 비롯해 KB금융그룹, 한국인삼공사, 웅진코웨이, 케이이비디앤씨 등이 잇달아 팀을 창단했다. 가히 골프단 창단 러시라고 할 만하다.

○ 최소 비용 최대 효과?

다른 종목은 팀을 하나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승인받은 엔씨소프트만 해도 선수 수급 등으로 써야 할 돈이 수백억 원이 넘는다.

반면 개인종목인 골프는 선수 몇 명만 모으면 손쉽게 팀을 꾸릴 수 있다. 선수 전체를 이끌고 다녀야 하는 타 종목에 비해 골프는 계약금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그리고 용품 제공이나 훈련비 보조 등으로 업무도 간단한 편이다. 선수들의 지명도와 선수 수 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연간 운영비가 10억 원도 채 되지 않는 골프단이 대다수다.

하지만 홍보나 마케팅 효과는 크다. 소속 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 등에서 우승하기라도 하면 메인 스폰서의 로고가 전 세계에 노출된다. LPGA에서 뛰는 유선영과 한국프로골프(KPGA) 멤버 존 허, 김도훈 등을 영입해 정관장 골프단을 창단한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특히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중국 고객을 겨냥해 골프단을 만들었다. 유선영은 미국 대회에 나설 때 정관장의 한문 로고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말형 타운하우스 발트하임을 골프단 이름으로 차용한 케이이비디앤씨는 문현희와 이혜인, 조아라 등으로 팀을 꾸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발트하임은 숲 속의 집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짓는 타운하우스와 골프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 남자보다는 여자가 대세

하지만 골프단은 남자 팀보다는 여자 팀이 훨씬 많다. 남자 팀은 후원사를 포함해 12개밖에 안 된다. 비슷한 수준의 선수라면 여자 선수가 받는 계약금이 남자 선수의 두 배쯤 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는 기업체들이 타깃으로 삼는 주 고객들이 남자 선수보다 여자 선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체 후원의 프로암대회 가운데 여자 프로가 참여하는 대회는 48번이나 열렸지만 남자 대회는 4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남자 프로들과는 아무래도 비거리 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이 많다. 반면 여자 프로들은 같은 티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분위기가 좀더 편하고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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