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여파… 피해액 ‘눈덩이’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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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수출입 업체 120여곳… 매출피해 1000만달러 규모

의료기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 H사는 지난달 일본의 한 기업과 200만 달러(약 22억7000만 원) 수출 계약을 했다. H사는 이후 납기를 맞추기 위해 생산을 서둘렀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이 계약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회사의 총판이 이번 지진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센다이 지방에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회사의 일본인 사장은 지진해일(쓰나미)로 초토화됐던 센다이 공항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현재까지 일본 총판은 물론이고 사장과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15일 중소기업지원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책반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중소기업 120여 곳, 전체 피해 액수는 1000만 달러에 이른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피해액수를 밝히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정확한 피해액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H사와 같은 수출업체뿐 아니라 수입업체들도 피해가 만만치 않다. 자동차 부품업체 S사는 전자 클러치용 볼 베어링을 일본으로부터 수입, 조립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볼 베어링은 일본이 독점적으로 만드는 제품이어서 S사는 일본에서 부품을 받지 못하면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S사는 이처럼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평소보다 30%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체들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김치를 만드는 N사는 일본으로 김치를 수출하고 있지만 현재 운송이 지연되는 등 물류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피해 예상 금액은 23만 달러다. 일본 콘텐츠 업체인 C사와 업무 제휴 중인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O사는 현재 도쿄 이외의 지사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상황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매출이 1만 달러나 줄었으며 피해금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국내 5만여 개에 가까운 중소기업이 일본과 무역을 하고 있어 접수된 중소기업의 피해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도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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