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100억원이상 자산가 재테크 세미나 들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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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깰까” 묻다가 ELS 설명에 메모 열심

“미국이 언제쯤 유동성을 시중에 푸는 양적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에 나설 것 같은가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한국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아닐까요.” 재테크를 둘러싼 뜨거운 질문들이 오간 이곳은 한국씨티은행의 PB업무를 맡고 있는 씨티 프라이빗뱅크가 개최한 ‘2011년 경제전망 세미나’ 현장. 씨티 프라이빗뱅크는 2011년 새해를 맞아 재테크 컨설팅을 제공하고자 13일 최소 100억 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 50여 명을 초대했다.

세미나는 이들의 폭넓은 관심사를 반영하듯 글로벌 증시 전망에서부터 한국 부동산 전망까지를 아울렀다. 참석한 자산가들은 경제 전망을 차분하게 경청했지만 ‘중국 홍콩 한국 대만 시장에의 비중 확대’ ‘은행 건설 조선 업종 선호’ 등 구체적인 투자포인트가 나올 때면 바쁘게 메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의 ‘뜨거운 감자’는 증시와 금리. 이날 오전 때마침 코스피가 13일 오전 2,100을 찍은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자 ‘과연 적립식펀드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느냐’ ‘적립식펀드를 들어간다면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펀드로 들어가야 하느냐’ ‘기준금리가 올해 얼마나 오르겠느냐’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PB들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적립식 펀드를 유지할 것을 권했다.

한 자산가는 ‘브릭스 펀드에 2억 원 정도가 들어가 있는데 이걸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투자의 스케일은 컸지만 증시를 바라보는 눈엔 시중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오늘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1, 2주가 지나면 예금금리가 조정될 것이라는 PB의 조언이 이어지자 부랴부랴 자녀에게 전화를 거는 자산가도 있었다. “얘, 오늘 예금 들려고 했던 것 좀 미뤄라.”

자산가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금융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이었다.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PB대표는 “아무래도 주식성장세가 지나치게 빠르다 보니 직접 투자보다는 단기 ELS 상품으로 수익을 조금씩 실현하는 방향의 포트폴리오에 관심들이 높다”고 전했다. 일본 증시 등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자산가들도 엿보였다.

PB들은 일단 한국 증시가 2,300 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하며 올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 홍콩,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은행, 선박, 건설주를 유망한 항목으로 꼽았다.

정복기 대표는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이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라며 “포트폴리오 자체는 다양하게 분산시켜 보수적으로 끌고 가지만 투자 타이밍과 스케일은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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