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5년간 수출 100조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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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어 두번째… 정유-석유화학 제품 특수 힘입어

한국 수출 1위 기업은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삼성전자다. 그렇다면 수출 2위 기업은 어디일까? 흔히 수출이라면 자동차나 전자업종의 회사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결과는 의외다. 지난해까지 SK에너지였다가 올해 이름을 바꾼 SK이노베이션이 정답이다.

다음 주부터 정유업체들의 2010년 4분기(10∼12월)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5년 누적 기준으로 수출 100조 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5년 누적 수출액이 100조 원을 넘은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1∼9월 수출액은 18조8640억 원. 이는 2009년 전체 수출액(21조1644억 원)의 90%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의 양대 주력 수출품목은 정유와 석유화학제품. 그런데 대한석유협회가 발표하는 정유수출액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10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10억4090만 달러. 11월과 12월에도 유가 강세가 이어져 월별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훨씬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동안 석유제품 수출액만 따져도 3조 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여기에 수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2010년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2008넌 27조 원)를 갈아 치울 것으로 점쳐진다.

2006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수출액은 94조 원이다. 정유업계는 정제 마진 상승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 급증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특수’라고 할 만큼 좋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5년 누적 수출액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석유개발과 윤활유 부문도 수출 증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1조4687억 원) 가운데 수출 비중이 78%(1조1516억 원)에 이른다. 해외 석유개발 사업 실적은 지난해 3분기에 이미 2009년 전체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처음으로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SK이노베이션은 2010년의 경우 수출 비중이 6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정유업체는 올해 정유와 석유화학 수출이 호황세를 이어가면서 내수업종으로 오해받는 정유사들이 명실상부한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올 한 해 정유 수요는 미국, 석유화학 수요는 중국이 견고하게 이끌 것으로 보면서 정유업체의 수출 증가 예상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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