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어닝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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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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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300억원 영업 손실
미래부실 털어내 주가는 상승

대우건설이 주택 미분양 관련 손실로 올해 3분기에 13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 손실을 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국내 4대 건설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3분기 영업 손실을 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3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1조482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03억 원, 당기순이익은 ―2840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고 28일 밝혔다. 3분기까지 누계 실적은 매출액 4조9268억 원, 영업이익 ―253억 원.

대우건설 측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해외부문 매출액이 감소했고 미분양주택의 할인분양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 미분양 관련 손실은 부동산시장이 개선되면 손실환입으로 전환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을 놓고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인수를 앞둔 체질 개선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택사업 부진과 4조 원에 이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가능성을 미리 털어버리려 한다는 것.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가 예상되는 해외부문 실적에 국내 주택 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고 본 듯하다”며 “주택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내년부터는 ‘집 짓는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산업은행 체제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8일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회장은 “인수 후 1조 원 정도의 증자대금으로 미분양 해소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 자금 일부를 인수합병(M&A), 인력 충원에 사용해 엔지니어링 부문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대우건설을 현대건설 못지않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로, 항만 등 대우건설의 사회간접시설 PF 부문을 중점적으로 키워 금융과 건설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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