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C&그룹에 부당대출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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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C&2007년이후 정관계-금융권에 구명로비 정황 포착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24일 임병석 C&그룹 회장(49)을 구속한 데 이어 C&그룹이 2007년 이후 조선업 경기침체로 자금난이 악화됐을 때 기업 운영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금융권과 정관계에 이른바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C&그룹이 2006, 2007년 C&중공업을 설립하고 효성금속을 인수합병해 조선업에 본격 진출한 이후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가 자금난에 빠지자 구명 로비를 위해 금융권은 물론이고 시중은행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적으로 C&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간의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C&중공업이 경영난을 겪기 시작한 2008년 상반기에도 이 회사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250억 원가량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은행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일었으며 우리은행 고위층이 실무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출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또 C&그룹이 이 은행 고위 인사의 친척을 계열사 임원으로 채용한 것이 이 같은 대출 과정과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C&그룹의 정관계 로비창구로 알려진 C&우방랜드 전직 임원 임모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다른 대기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 2006년 C&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임 씨는 호남 출신 정관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재무제표 등을 허위로 꾸민 서류를 제출해 1000억 원가량을 부정 대출 받고 계열사 간 부당 지원, 분식회계 등을 지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24일 0시경 임 회장을 구속 수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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