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한국식당-도소매상 상대 단순수출 벗어나… 잡채-떡볶이 등 한식메뉴 앞세워 외식체인 공략
《 국내 농수산식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 시장 공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한국 음식점이나 일부 도·소매상을 대상으로 했던 단순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일본 외식 체인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것. 숙박시설, 학교, 외식체인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된 일본 외식 산업은 시장 규모가 연간 30조 엔(약 400조 원)에 달한다. 》 ○ 잡채와 파전을 정식 메뉴로 선정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오사카지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몇몇 일본 외식 체인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다. 다양한 한식 메뉴를 선보이면서 메뉴에 필요한 한국 식자재를 공급하겠다고 홍보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일본 외식 체인인 ‘마르쉐’와 ‘원다이닝’ 두 곳에서 각각 53만 달러(약 5억9000만 원), 33만6000달러(약 3억7500만 원)의 식자재 납품 계약을 따냈다.
aT 관계자는 “부대찌개, 파전, 잡채, 떡볶이 등이 두 외식 체인의 정식 메뉴로 채택됐다”며 “자연스럽게 냉동잡채, 냉동떡볶이, 청고추, 애호박 등 식자재 납품 계약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체가 한식 메뉴를 채택하면 일반 일본 가정에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aT 측은 “아직까지 일본의 일반 가정이 한식을 조리해서 먹는 경우는 드물고, 조리법도 모른다”며 “일본 전역에 500여 곳 이상의 매장을 갖춘 외식 체인에서 삼계탕, 지짐이 등 한국 음식의 맛과 조리법을 전파하면 자연스럽게 일반 가정에서도 한식 식자재를 찾는 횟수가 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12일부터는 식재료용 수삼 1t을 일본 시장에 수출한다. 과거 인삼류 수출은 주로 삼계탕용이었지만 이번에 수출하는 수삼은 전량 인삼요리 등을 위한 것이다.
수삼 수출 역시 일본 대형 유통업체의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수삼튀김 등 수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요리의 시식 행사를 열어 판로를 개척했다.
이에 대해 aT 신장현 가공식품수출팀장은 “외식 체인은 한 번 계약을 하면 지속적인 수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올해까지는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외식 체인뿐 아니라 숙박업소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루오션’을 공략하라
aT가 일본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기존 시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aT를 통한 대일(對日) 농수산품 수출은 15억8000만 달러로 전체 농수산품 수출액 48억 달러의 33%를 차지한다.
aT 측은 “2012년 기준으로 농수산품 수출 1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확보가 필요하다”며 “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수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농수산식품의 최대 수출 시장인 일본에서 새로운 판로를 뚫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aT는 일본 외식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정했다. 노태학 aT 오사카지사장은 “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여가생활의 증가로 일본 외식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일본 시장의 경우 처음 진입이 힘들지만, 외식 체인 등을 대상으로 한 식자재 공급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일본에서 전례 없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 시장의 특성도 유리한 요인이다. 노 지사장은 “그동안 가격경쟁력이 있는 중국산이 일본 외식 시장을 장악했지만, 식품 안전에 관심이 높은 일본 시장의 특성상 가격은 다소 높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우리 식재료로 승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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