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재테크]아버지가 농사짓던 땅 상속-양도세 절감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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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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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상 재촌-자경했으면 ‘사업용 토지’
공동상속 받은뒤 양도땐 세금 크게 줄어

《서울에 살고 있는 정모 씨(38) 형제는 얼마 전 지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고향 충남 아산에서 평생 농사를 지었던 아버지는 아산에 있는 공시지가 7억 원짜리 농지를 상속재산으로 남겨놓았다. 공시지가는 7억 원이지만 시세는 그동안 많이 올라 20억 원이 됐다. 정 씨 형제는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를 팔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어머니가 상속받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어머니도 곧 서울로 올라올 계획이라 결국 농지를 처분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아닌 정 씨 형제가 농지를 상속받으면 정말로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야 하는 걸까? 아버지가 평생 고향에서 살며 직접 농사를 지었는데 감면받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정 씨 형제는 세금을 많이 낼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원칙적으로 농지는 농지 소재지에 살면서 직접 농사를 지어야 중과세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속을 받는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농지를 소유하게 된 것이므로 상속인들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5년 내에만 처분하면 사업용 토지로 간주해 중과세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정 씨 아버지처럼 8년 이상을 재촌(在村), 자경(自耕)한 경우 자녀들이 상속받으면 처분 시기에 상관없이 사업용 토지로 인정한다. 따라서 농사를 짓는 어머니나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자녀들이나 누가 상속받더라도 중과세되지 않는다. 어머니 혼자 상속받는 것보다는 자녀들과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양도세는 물론 상속세까지 절감할 수 있다.

먼저 양도세 측면에서 살펴보자. 어머니나 자녀 중 누가 상속받아도 중과세되지 않지만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양도세가 줄어든다. 바로 8년 이상 재촌, 자경한 농지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때문이다. 세법상 피상속인이 8년 이상 재촌, 자경한 농지를 상속받으면 상속인이 경작하지 않아도 3년 이내 농지를 양도하면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감면 한도는 1인당 1년 내 2억 원, 5년 내 3억 원이다.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감면 한도가 더 커져 3명이 상속받으면 1년에 6억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속받은 농지를 2년 후 20억 원에 양도한다고 가정해보자. 어머니 단독으로 상속받고 양도한다면 양도차익은 13억 원이고 일반세율을 적용한 양도세(주민세 포함)는 4억8315만 원이다. 아버지가 8년 이상 재촌, 자경한 농지를 상속받고 3년 내 양도했으므로 2억 원을 감면받아 실제 납부해야 할 양도세는 2억6315만 원(주민세 포함)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어머니와 정 씨 형제가 공동으로 상속받아 양도한다면 양도세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양도차익 13억 원을 세 명 몫으로 나누면 각자의 양도차익 4억3333만 원에 부과되는 양도세(주민세 포함)는 1억4922만 원이다. 여기다 각각 2억 원을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납부할 세금이 없는 것이다. 공동상속을 받으면 2억6315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상속세 측면에서도 공동상속이 훨씬 유리하다. 상속세는 공시지가로 과세되는데 어머니가 상속받으면 상속공제(일괄공제 5억 원+배우자공제 5억 원)를 적용받아 내야 할 세금이 없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상속된 재산은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다시 자녀들에게 이전된다. 농지를 처분했다면 어머니 재산은 7억 원에서 17억3685만 원(양도세 차감)으로 늘어나 있을 것이고 아들들의 상속세 부담은 2억300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어머니와 정 씨 형제가 공동으로 상속받는다면 어머니가 혼자 상속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속세가 없으면서 이후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도 상속세 부담이 255만 원에 불과하다.

손문옥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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