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긴축정책, 유로화 붕괴 초래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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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대학강연서 비판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사진)이 23일 독일의 재정긴축 정책이 유로화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소로스 회장은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독일의 재정긴축 정책이 유로화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다른 회원국들을 디플레이션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긴축정책을 고수한다면 차라리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게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군 구조조정, 은행세 및 항공세 신설, 에너지산업에 대한 세금 폐지 등을 통해 향후 4년간 800억 유로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며 내핍안을 밝힌 바 있다.

소로스 회장은 “독일은 유로존 내에서 가장 신용도가 높은 강대국으로 유럽의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라며 “모든 회원국이 독일의 긴축정책을 따라한다면 유럽은 디플레이션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민족주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독일은 왜 자국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용인하지 않는가”라며 “유로존 국가의 구매력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독일의 긴축재정과 임금통제는 다른 회원국들의 경쟁력 회복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독일이 원하는 건 경쟁력 유지와 다른 유로존 국가를 위한 비상금 주머니가 되는 걸 피하려는 것뿐”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소로스 회장은 “유로화는 태생적으로 결격”이라며 “정치동맹 없이 단순한 통화동맹으로 출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의 붕괴를 막으려면 향후 유로화 구조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것도 독일의 리더십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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