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새바람]“투명하게… 언제나 고객 우선…” 선진경영 업그레이드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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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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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인력공단▼
비리·부정부패 없는 ‘샘물처럼 맑고 깨끗한’ 윤리경영체제 돌입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올해를 윤리·청렴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사적인 윤리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임직원들이 19일 서울 마포구 공단 대강당에서 윤리·청렴 경영을 다짐하는 ‘샘물경영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올해를 윤리·청렴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사적인 윤리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임직원들이 19일 서울 마포구 공단 대강당에서 윤리·청렴 경영을 다짐하는 ‘샘물경영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유재섭)의 올해 화두는 ‘샘물 경영’이다. 샘물처럼 맑고 깨끗하게 끊임없이 샘솟자는 뜻. 공단은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단 대강당에서 임직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샘물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이사장 이하 누구라도 비리, 권한 남용 등 비윤리적인 행위를 할 경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서약식을 가졌다.

○ 청렴도 하락 참을 수 없어

공단이 올해를 샘물 경영 원년으로 삼은 것은 청렴·윤리에 대한 자기 혁신 없이는 어떤 경영성과도 이룰 수 없다는 자성 때문.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2005∼2008년 연속 4년간 청렴도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지만 지난해에는 다른 기관보다 차별화된 청렴도 향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미흡’ 평가를 받았다. ‘미흡’은 ‘매우 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중 4등급에 속한다. 유 이사장은 “민간회사는 매출이나 이익 여부에 따라 스스로 조직과 사업을 끊임없이 조절하지만 공공기관은 이런 통제 수단이 별로 없다”며 “이 때문에 조직원 개개인이 투철한 윤리경영 의식을 갖고 조직과 일을 대하지 않는 한 어떤 경영기법이나 시스템을 도입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조직 혁신의 출발점이 윤리·청렴 운동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의식을 느낀 공단은 1월 공공기관 최초로 특별감찰팀을 신설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 및 ‘윤리경영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전사적인 윤리경영체제로 돌입한 것이다.

○ 한 번만 적발돼도 아웃

이에 따라 공단은 부패 행위가 적발돼도 온정주의 등으로 징계를 경감해주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비리 적발 시 정해진 규정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징계를 주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유 이사장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온정적 처벌관행을 탈피하고 청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단 한 번의 적발에도 최고 징계를 내리도록 했다”며 “금품수수, 향응제공 등의 범죄행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하는 지침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또 감사실 직원도 같은 공단 식구이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현실에서는 내부 신고자에 대한 완벽한 보호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부패신고 시스템을 외부 민간기관에 의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사후 적발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비리 및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e-감사시스템’도 도입했다. e-감사시스템은 감사실 직원들이 전산시스템으로 처리되는 모든 전자 결제문서, 복무, 회계, 계약 사항을 모니터로 점검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안들을 사전 적발하는 실시간 온라인 감사 방식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관계 개선등 ‘고객에게 다가서는 철도’ 변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비용구조와 노사관계 개선 등 공기업 선진화를 실천하고 있는 허준영 사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코레일 공항철도 용유차량기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비용구조와 노사관계 개선 등 공기업 선진화를 실천하고 있는 허준영 사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코레일 공항철도 용유차량기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근 1년 사이 철도 선진화의 고삐를 당기며 과거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초 받은 지난해 성적표에서 2005년 공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와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영업적자는 2008년 7400억여 원에서 지난해 6800억여 원으로 줄었다. 또 5115명 정원 감축에 힘입어 인건비 비중을 2008년 57.8%에서 지난해 54.7%로 감소시켰다. 경부선 고속철도(KTX) 막차 시간을 연장하는 등 고객에 한 발 다가선 경영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비용구조와 노사관계 개선으로 선진화에 한 걸음

코레일 변화의 핵심은 비용구조 개선이다. 이 회사는 올해 영업적자를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인 뒤 2012년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역세권 개발사업, 유통사업, 임대사업 등을 육성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정부기관 중 처음으로 사업부문별 회계분리를 하는 등 책임경영도 강화한다. 책임경영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면서도 고객에게 질 좋은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매년 이어지다시피 하는 파업으로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는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것. 코레일은 14일 120여 개의 조항을 대부분 뜯어고친 단체협상을 타결하며 합리적 노사관계의 첫 장을 여는데 성공했다.

코레일은 또 올 2월 관리가 미흡한 역장 등 24명의 간부를 무보직 발령 내는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의 변화도 이끌어 내고 있다. 허준영 사장은 “국민이 위탁한 철도경영을 잘하기 위해 코레일 노사가 합심해야 한다”며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아 ‘세계 1등 국민철도’라는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녹색경영과 해외 진출로 성장

“소나무 11그루 심으셨습니다.” 코레일은 “자동차 대신 철도를 사용하면 나무를 심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친환경 녹색교통수단인 철도의 장점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철도를 열망하는 녹색 생활(Green Life Of Railway Yearning)’의 머리글자를 딴 ‘글로리 코레일 운동’을 펼쳐 기간 교통으로서의 철도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은 또 대규모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 중인 브라질,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채용을 시작하며 고용창출에도 앞장선다. 올 4월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인턴사원 500명을 선발해 과정을 거친 뒤 올 11월 1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에너지관리공단▼
성과 우선 조직문화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창출 기반 마련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10월 개최한 ‘2009 녹색에너지 대전’ 모습.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10월 개최한 ‘2009 녹색에너지 대전’ 모습.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연구개발(R&D) 기능 이관 등을 비롯한 정부의 선진화계획을 따르며 경영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공단은 2008년부터 에너지 R&D 기능을 에너지 R&D 통합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 옮기기 시작해 지난해 5월에 작업을 마쳤다.

이와 함께 경영효율화도 추진해 정원을 감축하고 지원조직을 줄이는 등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08년 말 475명이던 공단 직원은 2009년 10월 420명으로 줄었고 12개의 지방 지사를 8개 지역 센터로 축소해 효율성을 높였다. 지역 센터의 장은 직위공모제를 통해 뽑아 과거 부서장급 직원 간 부서이동 형태로 해오던 인사방식을 바꿨다. 센터장 인사를 자신이 희망하는 부서에 대한 경영계획과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경쟁의 장으로 만든 것.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와 이를 통한 기업 혁신은 센터장 인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 1월 인사에서는 부서장이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 명단을 제출해 이를 반영하는 ‘인사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했다. 연공서열 위주였던 공공기관 인사의 관행을 깨뜨린 것.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사 혁신을 통해 성과 우선의 조직 문화를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측은 “조직 혁신뿐만 아니라 에너지효율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을 통해 공단의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시장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에너지 소비 상위 10개 기업을 포함한 38개 기업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또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량의 41%를 차지하는 47개 사업장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단은 산업부문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의 22.3%와 19.3%를 각각 차지하는 건축과 수송부문에 대한 효율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건축부문은 건축물에 에너지효율인증 등급을 도입해 인증건축물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수송부문에서는 연료소비효율 개선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을 꾀하는 방식이다.

한편 공단 측은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원하는 ‘그린홈 100만 호 사업’을 통해 2010년까지 1만5000호를 보급할 계획”이라며 “2012년부터는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도록 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제도(RPS)’도 도입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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