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증시 5월 이후 주도 종목? 1분기 실적보다 2분기 전망을 살펴라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 속에 국내 증시는 1분기 기업들의 실적 호전 기대감과 외국인투자가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천안함 침몰 사건의 북한 연루 가능성, 지나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실망 매물 가능성, 하반기로 갈수록 심화되는 물량 부담부터 경기 성장 추세 둔화에 이르기까지 장애물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한국 주식시장의 가격 매력과 긍정적인 기업 이익 전망이 증시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5월 증시는 경기 지표 둔화와 양호한 펀더멘털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분기 전망→ 분기 주가에 반영’ 올들어 새흐름
시장대비 증가율 높거나 낙폭 컸던 종목 등 눈여겨 봐야


○ 경기둔화는 부담, 기업이익은 긍정적

5월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의 중심엔 외국인의 매수세가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에는 우선 중국 위안화 절상 시점이 다가오면서 높아진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은 주변 신흥국 통화의 절상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고 이 가운데 한국 증시가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감과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부각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 증가도 주요한 원인이다. 시장의 매력도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 기준으로 2개월째 하락했고 채권시장의 경기 지표인 장단기 금리차가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 성장 추세의 둔화가 확연해지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 경기 지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그나마 주가 조정폭이 가장 작았던 2006년에도 증시가 고점보다 18.6% 내렸던 경험이 있다.

김승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 1∼2월 주가가 10% 안팎의 조정에 그쳐 주식시장이 경기 사이클 둔화를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2010년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 대비 60.6%로 높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시장보다는 종목을 가려 사라

5월 이후 시장의 움직임에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의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1조8000억 원으로 2008년 2분기 21조 원을 넘어서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개월 동안 무려 45%가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30개 기업이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이 중 76%인 23개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했다. 한국도 실적을 발표한 12개 기업 중 41%인 5개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3월 주가 흐름을 근거로 해당 분기 전망이 해당 분기 내의 주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럽의 재정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한 올 2월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할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업종은 전기전자, 화학, 금융, 정유, 해운업종이었으며 대부분 영업이익 60% 이상 증가 혹은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업종이었다는 것.

경기를 이끄는 주체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는 과정에서 업황이나 실적 호전의 속도나 강도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런 가운데 불확실한 장기 전망보다는 확실하게 가시권에 들어오는 분기 전망을 주가에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이 같은 주가 움직임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을 짧게 끊어서 생각하고 주가에 반영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향후 2분기 전망이 5월 이후 주도 업종을 찾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시장 대비 증가율이 높고 3분기까지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 해운, 금융, IT부품, 인터넷, 전력 관련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말했다.

환율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단 위안화 절상 압력 가중, 아시아권의 선제적 긴축 정책 실시 가능성,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은 하락)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뒤따른다. 실적 성장추세(모멘텀)가 다소 둔화되는 국면에 접어든 IT, 자동차 등 수출주의 시장 주도권은 5월 이후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작고 가격 매력도가 큰 시중 은행과 무선통신산업, 음식료, 의료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더라도 낙폭이 컸거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에스피지, 삼화콘덴서, GSMT 같은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