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고객 주문콜 한 통도 놓칠 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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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이 모두 통화중이오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홈쇼핑에 전화주문을 하다가 곧잘 듣게 되는 안내 메시지다. 이런 메시지가 반복되면 소비자의 구매욕은 짜증으로 변해 주문을 포기하기 십상이다. 사정이 좀 낫다는 자동응답시스템(ARS)도 주문전화가 폭주하면 대기시간이 길어져 마찬가지 상황이 된다. 홈쇼핑업체 입장에서 이렇게 놓친 주문전화는 곧 매출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각 업체는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여 한 통의 주문전화라도 더 붙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 내고 있다.

●안내 멘트 줄이자 ARS 이용 10% 증가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 ARS 주문전화 안내멘트의 종결어미를 '~하십시오'나 '~했습니다'에서 '~하세요'나 '~합니다' 등으로 바꿨다. 고객이 안내멘트를 듣는 시간을 몇 초라도 줄여주기 위해서다. 이인상 롯데홈쇼핑 홍보팀장은 "ARS 이용 고객이 점처 증가하는 추세여서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려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안내멘트를 단축한 결과 ARS로 주문 시 평균 통화시간이 82초에서 58초로 24초나 줄었다. 이 회사는 ARS 상에서 할부 개월 수를 입력할 때 번호를 입력하고 '우물 정(#)'자를 눌러야 했던 예전 방식을 숫자만 눌러도 되게 바꿨다.

또 기존에 등록된 카드가 무엇인지 안내멘트를 모두 들은 뒤 사용 카드를 결정하는 방식에서, 사용하려는 카드의 뒷자리 번호만 누르면 되게끔 바꿔 대기고객 발생률을 줄였다. 장길남 현대홈쇼핑 고객보호팀장은 "안내멘트의 길이를 줄인 결과 ARS 이용건수가 이전보다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주문 분산 효과는 '일석이조'

주문전화가 몰리는 이른바 '러시아워'를 분산시키는 방법도 있다. 1시간 길이의 홈쇼핑 방송의 경우 주문전화가 몰리는 시간은 방송 시작 후 평균 30~40분 뒤부터다. 방송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가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

GS홈쇼핑은 방송 시작 전에 등록 고객에게 방송할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미리 알려줘 구매 결정까지의 시간을 줄였다. 예고를 본 고객은 구매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러시아워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 러시아워에 주문 전화를 거는 고객의 대기시간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설명이다.

ARS 이용을 낯설어 하는 나이든 고객에게 이용법을 안내하는 것도 잠재적인 대기고객 발생률을 줄이는 방법이다. 현대홈쇼핑은 ARS 주문을 하다가 같은 실수를 2번 이상하면 바로 상담원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50세 이상 고객이 첫 ARS 주문을 하면 녹음된 멘트를 내보내는 대신 전문상담원을 연결시켜 ARS 주문법을 안내한다. 실수를 되풀이하는 고객을 줄여서 주문 체결을 빠르게 하고 대기고객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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