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빛났던 창업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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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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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업시장은 경제 전반에 짙게 드리워진 불황의 여파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민간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기존 점포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고 신규 창업 수요도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서민형 메뉴 점포, 참살이형 외식 메뉴 점포, 건강 관련 상품 판매업들이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등 눈길을 끄는 아이템으로 창업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창업 전문가들에게 올 한 해 창업시장에서 성공한 창업 아이템 10가지를 물어봤다.》손바닥 점포… 부담 덜고 실속 얹고
한잔의 여유… 커피 전문점 상한가
건강이 재산… 자전거-워킹슈즈 인기
변신은 무죄… 이색 면요리 색다른 맛

○ 빠듯해진 주머니 사정을 공략하라


도시락 전문점, 분식 전문점,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 33m²(약 10평) 점포 규모의 ‘손바닥 점포’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손바닥 점포들은 가맹비, 임차료 등을 모두 포함해 5000만∼1억 원이면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도시락 전문점은 카페형 도시락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삼각김밥과 미니우동을 파는 일본 수제김밥집도 생겼다. 불황 여파로 식사와 음주를 동시에 해결하는 실속형 음주문화가 정착되면서 ‘요리전문 주점’들의 인기도 높았다. 냉동, 가공 식품에 의존해 값싼 메뉴를 제공하던 기존 주점과 달리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없는 손맛 깃든 요리는 20, 30대 남녀 직장인들 위주로 좋은 호응을 얻었다. 막걸리 인기도 뜨거웠다. 막걸리가 서민 술을 넘어 국민 술로 자리 잡아가면서 막걸리 전문점도 창업시장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 불황 속 여유를 찾아라

불황 속에서도 ‘커피전문점’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직영점 위주의 스타벅스, 커피빈 양대 브랜드 구조의 커피전문점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등 가맹점으로 규모를 크게 늘린 커피전문점이 시장 선두업체를 바짝 따라붙었다. 20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커피빵 ‘번’ 전문점도 국내에 선을 보인 지 2년여 만에 시장 규모가 10배 넘게 커졌다. 로티보이(160여 개), 파파로티(100여 개), 로티맘(50여 개) 등이 가맹점 수를 크게 늘려나가며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도넛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한 창업자들에게는 ‘스크린골프장’의 인기가 높았다. 스크린골프장 브랜드만도 골프존, 알바트로스 등 수십 개가 넘어서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가상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 속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중산층들을 중심으로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판매점’도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올레길 등 걷기 열풍이 불면서 ‘워킹슈즈 판매점’도 인기였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불황에 강하다는 아웃도어의류 판매점과 화장품 전문점의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 기존 창업아이템에도 변화의 바람

고기 전문점, 치킨 전문점 등 기존 창업 아이템들도 참살이와 불황 코드에 맞춰 변화를 모색했다. 소자본 창업시장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치킨 전문점은 기존 튀김 조리법에서 벗어나 참숯이나 오븐에 구워내는 조리법을 접목한 구운 치킨 전문점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다하누 등 한우 전문점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육회 전문점,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등도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저렴한 비용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면요리 전문점’과 ‘떡볶이 전문점’도 한층 ‘에지’ 있는 스타일로 변신했다. 기존 칼국수, 냉면 등의 메뉴에서 명동할머니국수, 봉채국수, 하코야, 상하이짬뽕, 짬뽕늬우스 등 새로운 형태의 면 요리가 등장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기존 분식점 스타일에서 벗어나 깔끔하고 세련된 매장으로 전문점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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