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1호차’주인공 선정 이렇게 ‘깊은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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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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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신형 쏘나타… 하정우=2010년형 토스카… 조수미=K7…
치밀한 이미지 분석 신차와 딱 맞는 인물선택

《영화배우 장동건 하정우 씨, 소프라노 조수미 씨, 이만의 환경부 장관,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 조동성 서울대 교수의 공통점은? 올해 나온 신차의 ‘1호차’ 주인들이라는 것이다. 장동건 씨는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하정우 씨는 GM대우자동차의 ‘2010년형 토스카 익스클루시브’, 조수미 씨는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신차인 ‘K7’ 1호차를 각각 전달받았다. 이만의 장관은 국내 자동차회사가 만든 첫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1호차를 이용하고 있으며, 기아차의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 1호차는 조동성 교수가 타고 있다. 곽수일 명예교수는 신형 ‘에쿠스’ 1호차의 주인공이다.》

○ 치밀한 이미지 분석 거쳐 선정

물론 이들이 1호차를 우연히 받게 된 것은 아니다. 자동차회사들은 치밀한 이미지 분석을 거쳐 마케팅 차원에서 1호차의 주인공을 정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9월 장동건 씨에게 신형 쏘나타 1호차를 전달하면서 장 씨와 쏘나타의 공통점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장 씨와 쏘나타는 각각 영화배우와 국산 자동차의 ‘국민대표’로 오랫동안 장수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고,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했으며, 오래간만에 신작이 나왔다는 점 등이 공통점이다. 장 씨는 당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개봉을 앞둔 상태였다. 차를 전달받은 장 씨도 “운전면허증을 따고 처음 몰았던 차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쏘나타2’여서 평소 쏘나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기뻐했다.

기아자동차는 조수미 씨에게 K7 1호차를 전달하며 “조 씨가 K7을 타게 돼 차의 세련된 이미지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씨는 세계적인 소프라노로서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평소에도 자동차회사들이 앞 다퉈 의전차량을 제공하려 하는 명사 중 한 명이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1호차를 환경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은 물론 친환경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환경부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2대를 구입해 한 대는 장관 전용차량으로, 나머지 한 대는 환경부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 1호차를 전달받은 조동성 교수는 현재 한국지속경영학회 회장으로 기아차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정우 씨는 2010년형 토스카 익스클루시브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GM대우차 측은 하 씨를 광고모델로 선정하고 1호차를 전달한 이유에 대해 “개성과 세련미를 갖추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 일반 고객도 행운의 주인공 되기도

‘사용하는 물건까지 기품 있고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하는’ 사람을 선정하다 보니 아무래도 1호차의 주인공들은 연예인 중에서도 지적인 이미지가 있는 남자 배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코미디언이거나 희극적인 이미지가 있다면 곤란하다. 현대·기아차가 지금껏 1호차 주인공으로 뽑은 사람들 중에서도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한 영화배우 정진영 씨(베라크루즈), 이병헌 씨(라비타), 류시원 씨(투스카니), 이서진 씨(투싼), 김명민 씨(뉴쏘렌토) 등 이 계열이 가장 많다.

꼭 유명인만 1호차의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8월 나온 ‘투싼ix’ 1호차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곽승호 씨가 타게 됐다. 곽 씨는 “섹시한 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에 반해 구매를 결정했다”며 “1호차의 주인공이 되는 행운까지 누리게 돼 차량에 대한 애정이 더 각별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일반 고객 중에서 1호차 고객을 선정한다. 올해 출시한 ‘뉴SM3’의 경우 각 지점에서 가장 먼저 계약한 고객을 추천 받아 그중 차량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고객을 선별해 1호차 주인을 정하고, 축하의 의미로 간단한 선물을 마련했다. 정식 계약 시스템을 가동하기 전부터 지점마다 사전계약을 받기 때문에 누가 가장 먼저 계약을 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한다. 뉴SM3 1호차는 여성 판사인 홍은기 씨(26)에게 돌아갔다. 회사 측은 “뉴SM3의 목표 고객이 20, 30대 젊은 전문직 직장인인 만큼 젊은 판사의 지적이고 깨끗한 이미지와 뉴SM3가 추구하는 고객상이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GM대우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1호차도 일반인인 이나랑 씨(26·여)가 받았다. 이 씨는 5월 서울모터쇼 행사장에서 열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1호차를 잡아라’ 이벤트에서 당첨됐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차의 ‘포르테’ 1호차도 회사원 한기범 씨가 이벤트에 당첨돼 공짜로 받게 됐다.

1호차 주인들은 차 값을 낼까. 자동차회사 측에서 “타 주기만 해도 감사하다”며 1호차 주인의 대행사에 기증하거나 광고 계약 조건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차 값을 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라도 회사 측이 약간의 유류비와 기념품을 준다고 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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