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의 일본 도요타자동차 강판 납품 목표 달성을 위한 혁신 과정을 다뤘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니켈 제조공장의 전기로에서 쇳물이 쏟아지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 / 허남석과 포스코사람들 지음 / 260쪽·1만2000원·김영사
2007년까지 76년간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였던 미국의 GM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도요타 생산방식’으로 유명하다. ‘간판방식’ ‘저스트인타임’ ‘도요타웨이’로 대표되는 도요타생산방식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분석한 책도 많이 나와 있다.
국내 기업 중에도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들이 즐비한데 그런 기업에 대한 연구서가 별로 없다.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분석한 책이 몇 권 나온 적이 있지만 그 외 기업에 대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포스코는 1968년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키운 기업이다. 국내외의 관심이 큰데도 포스코에 관한 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포스코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공장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생산 현장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실제 포스코에 가보면 자동화된 기계장치가 많아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포스코라는 거대한 공장이 마치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은 자동 설비 같은 거대한 공장에서 제품이 나오기까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공장을 움직이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의 일이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200년의 역사 속에 녹아있는 노하우를 자랑한다. 포스코의 역사는 일본 회사들을 배우고 그들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1950년대 후반 일본 철강업체가 미국의 US스틸을 제치고 세계최고의 회사가 된 것은 일벌레처럼 일하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스코가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자동차용 강판을 납품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중심으로 포스코의 혁신 과정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는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에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 철강업체를 제치고 강판을 납품한다는 것은 바로 세계 1위에 도전하는 것이다.
당시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제조기술은 세계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도요타에 납품하는 신일본제철에 비해 품질도 많이 떨어졌다. 도요타가 요구하는 수준에도 한참 미달했다. 쇳물을 만드는 제선에서부터 강판에 도금하는 작업까지 일관되게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품질 개선이 어려운 작업이었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혁신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맨 처음 손댄 것은 현장 조직이다.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제철소에는 4명의 교대주임이 서로 교체 근무한다. 이를 1명의 상주주임 체제로 바꾼다. 상주주임이 24시간 공장을 책임지고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조직을 바꾼 뒤에는 공정을 고치고 그 다음에는 설비를 바꾸는 식으로 끊임없는 혁신이 지속됐다. 사원들 간에 벽을 허물기 위한 ‘와글와글 토론회’와 학습동아리 여성공장장에 이르기까지 발상을 바꾸는 시도도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포스코는 마침내 목표를 이룬다.
경영학의 대가로 혁신이론을 주장한 피터 드러커는 목표가 달성된 후에는 바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라는 목표를 달성한 포스코가 어떤 목표를 새로 정했는지 궁금하다.
주니어스 스펜서 모건은 1860년대 영국 런던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미국인 은행가였다. 투자은행 업무를 터득한 그는 무역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상품을 거래했으며, 수출입업자들에게 융자를 제공했다. 그는 외아들 J P 모건에게 유산과 사업 마인드를 물려줬다. 금융계에서 모건 가문의 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1886년 35세에 미국 뉴욕에서 전차 회사를 세우면서 지주회사를 설립한 토머스 포천 라이언은 ‘기회주의자’로 불렸다. 한 기자는 그를 가리켜 “시장은 그의 사환이고, 주지사는 그의 전화 한 통에 달려오며, 그는 말을 길들이듯 돈으로 시의회를 길들인다”고 쓰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과거의 인물에게 분명 배울 게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미래의 주가 예측도 모두 역사적 흐름을 토대로 한다. 초기 주식투자 이론을 세웠고 성장주 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필립 피셔의 아들이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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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경제학 / 나준호 지음 / 448쪽·1만5000원·원앤원북스
프랑스의 보석 브랜드 ‘모부상’은 올 6월 1일 일본 도쿄 긴자점에서 0.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큐빅 5000개를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수천 명이 개점 전부터 모여 들었다. 언론은 크게 보도했다.
이 행사는 철저한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모부상은 일본에서 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려면 3억 엔의 비용이 든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벤트에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개당 5000엔. 행사에 든 총비용은 약 3000만 엔이었다. 큐빅을 받은 5000명은 이 큐빅으로 반지나 목걸이를 만들 잠재 고객이다. 반지 세팅은 5만 엔, 목걸이 세팅은 7만 엔. ‘공짜’ 행사였지만 손해는 아니었던 셈이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는 국내외 사례를 들며 ‘공짜경제’ 사업모델의 개념과 원리를 설명한다. 그는 “물건을 공짜로 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짜로 주면서도 손해를 보지 않고 때로는 수익까지 창출하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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