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탄탄한 리스크 관리… 경영 합리화… 위기탈출의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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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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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생명
생명보험도 해외시장 개척 팔걷고 나선다


대한생명이 올 4월 베트남 하노이 시에서 베트남 현지법인 영업 시작을 알리는 개업식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생명
대한생명이 올 4월 베트남 하노이 시에서 베트남 현지법인 영업 시작을 알리는 개업식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생명
대한생명은 경제위기라는 파고에 맞설 방법으로 해외진출을 택했다.

국내에선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올 4월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보험영업을 시작한 것. 국내 생명보험사가 단독으로 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보험영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베트남의 보험산업은 매년 10% 이상 고성장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 대한생명의 베트남 보험시장 진출은 2005년 12월 하노이에 주재사무소를 개설한 지 3년 3개월 만이다. 특히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 보험사들이 영업허가를 획득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하는 데 5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베트남 보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대한생명은 베트남 영업개시 6개월 만에 매출액에 해당하는 초회보험료 실적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2000여 명의 보험설계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2∼3개 영업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대한생명은 베트남 진출 연착륙의 비결로 현지화 전략과 자산 규모 및 건전성을 꼽았다. 대한생명 베트남 현지법인의 납입자본금은 6000만 달러. 법인장 등을 제외하고 최고영업관리자, 재무관리자 겸 선임계리사, 영업관리자 등 60여 명은 현지 인력을 채용했다.

대한생명은 또 경제위기 이후 보험상품의 종류도 다양화했다. 주식시장 폭락으로 보험사의 주력상품이었던 변액보험에 대한 인기가 줄어들자 기존 변액보험에 안전장치를 마련한 신개념 상품을 출시한 것.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다 130%의 수익을 달성하면 자산연계형보험으로 전환해 적어도 130%의 수익을 보증해주는 ‘브이덱스(V-dex) 변액연금보험’, 또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바꿀 수 있는 ‘명품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수익률 악화로 변액보험으로부터 등을 돌렸던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기존의 직장인 전용 대출상품을 증권사 CMA통장과 연계한 새로운 시도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연계 전략은 증권사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증권사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 월 10∼20건에 불과하던 신용대출 신청이 서비스가 시작된 8월 300건, 9월 600건으로 급증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지난 60년간 한국 생명보험산업 발전을 선도해왔다는 자부심으로 해외진출과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출시해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 기업은행
중소기업 파산·시장붕괴 막는 안전판


기업은행 윤용로 행장이 2월 18일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태진정공에서 직원들의 설명을 들으며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기업은행
기업은행 윤용로 행장이 2월 18일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태진정공에서 직원들의 설명을 들으며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경제위기 극복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소기업.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중소기업의 파산으로 시장이 붕괴되는 상황을 막는 안전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업은행의 9월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3조123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올 1∼9월 중기 대출 순증 규모는 9조7347억 원으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순증 규모를 모두 합친 21조1489억 원의 절반가량(46%)에 이른다.

지난해 경제위기가 닥치자 ‘패스트 트랙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은행은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을 위해 만기도래 대출금을 원금상환 없이 만기연장해주고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2000억 원을 특별출연했다. 또 2008년부터 28번에 걸쳐 중소기업 현장의 건의사항을 듣는 ‘타운미팅’을 열고 건의된 내용은 은행 제도 개선에 반영해나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경제침체로 극심해진 실업난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는 ‘청년취업 1만 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 2월 중소기업 전문 무료 취업 포털사이트인 ‘기업은행 잡월드’를 개설해 취업 준비생과 중소기업을 연결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1만 명 가까운 취업 준비생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열기도 했으며 중소기업이 ‘잡월드’를 통해 정규직원을 채용할 경우 최대 1년까지 최고 100만 원의 범위 안에서 월급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도 경기 상황을 주시하며 중소기업 자금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신성장 동력 산업에 대한 지원도 체계화해 녹색 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등에 대한 대출 비중을 높이고 영업점 대출 절차도 간소화 할 예정이다. 단순한 대출 지원 뿐 아니라 성장 유망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도 강화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제위기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확고부동한 중소기업금융의 리딩뱅크로서의 위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경영합리화를 통해 중소기업 및 신성장 동력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 교보생명
“글로벌 경제위기 넘자” 다짐의 호루라기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왼쪽)이 직접 ’고객초청 평생자산관리 세미나’에 참석해 고객들에게 금융환경 변화와 보험산업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왼쪽)이 직접 ’고객초청 평생자산관리 세미나’에 참석해 고객들에게 금융환경 변화와 보험산업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교보생명
올 3월 26일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10층 대강당에 느닷없이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창재 회장이 4월 시작되는 2009년 새 사업연도를 앞두고 호루라기를 꺼내 힘차게 분 것이다.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2009년 플러스 성장에 도전하려면 모두가 새 마음 새 각오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호루라기를 불었다.

호루라기에 담긴 위기 극복의 의지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교보생명의 성과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 지난해 2916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순익 면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경제위기로 수많은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을 낮춘 가운데서도 교보생명의 신용등급은 ‘A2등급’으로 그대로 뒀다. 이 등급은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총자산도 전년대비 8.3% 성장해 5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경영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올 7월엔 독일 슈타인바이스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학생 40여 명이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를 방문하는 등 해외에서도 교보생명의 경영사례를 연구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이 같은 선전의 비결로 위기관리능력을 꼽는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외부지원 없이 성공적으로 위기를 헤쳐 나오면서 다져진 위기관리 능력이 또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리먼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신규 해외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손실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투자자산심사위원회, 자산운용협의회를 두고 투자 건마다 개별 심사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배제했다.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잘 아는 곳에만 투자한다는 보수적인 투자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잘하는 영역에만 집중하고 내실을 중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도 좋은 성과를 뒷받침했다. ‘보험은 가족사랑’이라는 슬로건으로 생명보험 본래의 영역에 집중하는 ‘가족사랑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3년째 이어가며 종신보험, 연금보험 비중을 크게 늘렸다.

교보생명의 앞으로도 고객에 초점을 맞춘 ‘좋은 성장’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좋은 성장이란 고객이 만족해야 매출과 이익이 늘고 이를 통해 고객, 임직원, 주주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좋은 성장 전략에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하고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굳건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탄탄한 리스크 관리와 좋은 성장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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