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건설사 '경품 대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18시 08분


국내 백화점과 건설사들이 '경품전쟁'을 벌이고 있다. 분양가 6억 원 아파트와 3억5000만 원짜리 간이 우주여행이 백화점 경품으로 등장한 데 이어 총 1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경품행사 계획까지 발표됐다.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규모가 너무 커진 경품행사는 다시 소비자나 협력업체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신세계는 29일부터 백화점 개점 79주년과 이마트 개점 16주년을 맞아 100만 명에게 1만 원씩 총 100억 원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신세계 패밀리 대축제'를 개최한다. 신세계의 이번 경품 행사는 백화점과 이마트뿐 아니라 조선호텔과 스타벅스 등 신세계 전 계열사가 참여하며, 수령 고객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경품행사다.
올해 백화점 경품전쟁의 포문은 롯데백화점이 먼저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5일까지 진행되는 창립 30주년 기념 경품행사 1등 상품으로 경기 광주시의 분양가 5억7750만 원짜리 아파트를 내걸었다. 이 행사가 끝나는 다음달 6일부터는 3억5000만 원 정도인 '무중력 우주여행'도 경품으로 나온다. 신세계의 '100억 원 경품행사'는 롯데의 이 같은 경품 선제공격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도 11월에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을 내건 경품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경품도 파격적이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한라건설은 모델하우스 방문 상담객중 1명을 추첨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 있는 전용면적 84㎡, 분양가 2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주기로 했다. 2등은 냉장고, 3등은 50인치 TV 등을 준비했다. 청약 접수자에게도 추첨을 통해 현대차 '그랜저' 등을 줄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서 분양하는 우미건설도 1등 경품으로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를 내걸었다. 쌍용건설은 부산 금정구 '구서동 예가'와 동래구 '사직 2차 예가'를 계약하는 고객 선착순 50명에게 이달 말까지 GM대우자동차 '마티즈'를 선물하기로 했다. GS건설도 부산 연제구 '연산 자이' 아파트 계약자 중 30가구를 선정해 르노삼성자동차 '뉴 SM3'를 줄 예정이다.
김만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유통과장은 "물건을 산 사람만 대상으로 주는 '소비자현상경품'은 금액 제한이 있지만 공개적으로 추첨하는 '공개현상경품'은 경품금액 제한이 폐지됐다"며 "시장의 자율적인 제한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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