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숲 유치원서 자연과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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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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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환경스페셜 ‘학교가 숲으로 들어왔다’ 내일 방영

맨발로 흙길을 뛰어다니고 곤충과 대화를 나눈다. 넓은 풀밭 위에 눕거나 돌조각 실로폰을 연주하고,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나무그네도 타고, 엉덩이 썰매로 언덕을 내려온다. 숲 유치원 아이들은 매일 이렇게 논다. KBS1 ‘환경스페셜’(21일 오후 10시·사진)은 교육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난 숲을 다룬 ‘학교가 숲으로 들어왔다’를 방영한다.

독일에서는 교실이나 별다른 교구 없이 숲에서 하루를 보내는 숲 유치원이 인기다. 900여 개의 숲 유치원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은 플라스틱 장난감 대신 숲에서 스스로 놀이거리를 찾는다.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생하는 공간임을 배우는 것이다.

스위스의 숲 유치원에서는 꼬마들이 교사, 친구와 함께 식사준비를 하는데, 불을 지피고 작은 칼과 톱을 다루는 솜씨가 꽤 능숙하다. 아이들은 가르침 없이도 규칙을 지키고 서로 어울려 지냈다.

숲 유치원은 1990년대 초 유럽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시의 발달로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점차 드물어지면서 숲을 통한 생태교육을 도입했다. 호기심이 왕성한 유치원 시기에 숲에서 놀이거리를 찾아 즐기도록 유도한 것이다. 아이들은 새롭고 신기한 생물로 가득한 숲에서 더욱 능동적으로 활동했고 모험심을 키워나갔다. 숲 유치원 학생이 일반 유치원 아이들보다 수업 집중도, 창의성,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독일의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에서도 숲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 속 유치원 캠프 신청 인원이 부쩍 늘고 있다. 아이들에 숲에서 노는 소규모 방과 후 학교 모임도 만들어졌다. 아토피 같은 ‘도시병’으로 고생하는 아이, 지나치게 예민한 아이들이 숲에서 변화하는 모습과 “아이들이 숲에 다녀온 뒤 열린 태도를 갖게 됐고 학습 능력이 향상됐으며 천식이나 알레르기 증상이 나아졌다”는 부모들의 경험담도 담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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