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력 어디까지?

YF 쏘나타. 동아일보 자료 사진

현대자동차가 최근 YF쏘나타를 내놓고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지배력이 어디까지 커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YF쏘나타는 시판 2주 만에 5만5000대가 예약됐을 정도로 시판과 동시에 대 히트를 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미 YF 시판 전부터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8월 현대차의 인기모델 아반떼HD, NF쏘나타, 그랜저TG, 싼타페의 국내 판매량은 2만5726대로 국내내수시장 승용차판매량의 약 40%에 이른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현대차 인기모델의 가치는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중고차 사이트 '카즈'(www.carz.co.kr)에 따르면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등은 수요가 많아 다른 차종에 비해 값이 비싸며 가격 변동 폭도 적다는 것.

이 회사가 최근 중고차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구입하고 싶어 하는 차량'을 조사한 결과 상위 5개 모델 중 르노삼성의 SM5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이 현대차의 이들 인기차종이라는 것이다.

현대차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

현대차는 쏘나타 신형에 이어 아반떼와 그랜저 신형도 내년 시판할 예정. 특히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자동차 시장이 준중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아반떼 신형이 나올 경우 쏘나타 못지않은 대박이 터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현대 기아차 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5% 수준. 사실상 독과점 상태이지만 현대차의 약진과 포르테와 앞으로 내놓은 중형차 VG 등을 앞세운 기아차의 선전으로 현대 기아차 그룹의 시장점유율은 '독과점' 상태를 뛰어넘어 '독점'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현대 기아차를 견제할 수 있는 모델은 르노삼성의 SM3와, 곧 시판될 SM5 정도로 보인다"며 "그러나 르노삼성 자동차의 생산능력이 월 2만대 수준이어서 아무리 대박이 나도 현대차의 국내시장 지배력을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의 지배력이 높다는 것은 한국 토종기업으로서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값을 올리는 등의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