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외화 부동산 기웃…강남빌딩 보유 기업 노려라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코멘트
약(弱)달러 자금이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4조 달러나 되는 미국 증시 주변 자금이 아시아 경제의 복원력과 아시아 통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이다. 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유망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으로 가장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1990년대 제로금리의 엔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전 세계 증시로 흘러 들어가서 세계 주가를 끌어올리며 글로벌 유동성의 공급원이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의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제로금리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아시아 증시로 유입되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 약세로 특히 엔화는 최근 1년간 주요 선진국 통화 중 달러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은 통화가 됐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90엔 하향 돌파와 80엔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80엔대 환율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10년간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인 이래 최고의 강세 현상이다. 엔화가 이렇게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오랫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한 엔화의 조달비용 대비 주요국 통화의 조달비용이 급격히 떨어져 금리 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약달러 자금이 한국증시로 유입돼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은데 이 때문에 원화강세 현상이 심해지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이 삼성전자나 현대차 주식을 계속 사는 이유는 아직은 중국의 위안화나 일본의 엔화에 비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여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와 비교하면 엔화는 10년 전에 비해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30% 상승했으나 원화는 달러 대비 5% 상승에 그쳤다.

약달러 자금이 아시아 통화 강세에 베팅하는 덕분에 국내에서도 위안화 강세와 엔화 강세의 수혜를 보는 기업들이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중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관광객이 넘쳐나 호황을 누린다. 시내 백화점에도 일본인과 중국인 쇼핑객이 넘친다.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백화점 매출의 상당 몫을 기여한다.

약달러 캐리 자금은 상품시장과 주식시장뿐 아니라 모든 자산시장의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다. 강남의 대형빌딩 부동산 시장에도 위안화와 엔화 자금이 기웃거리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 바늘 하나 꽂을 내 땅이 없다고 한탄하는 투자자라면 강남에 부동산을 보유한 상장기업의 주식을 사면 된다.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버린 부동산을 사는 것보다 이러한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훨씬 싸다. 이러한 회사는 임대료 수입으로 현금흐름도 양호해 배당을 많이 주므로 배당투자 수익률도 높다. 연말 배당투자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남은 3개월간의 배당수익률이 4%라면 연율로 환산할 때 수익률이 16%가 된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