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곤 CEO “2011년부터 뉴SM3型전기차 양산”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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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회심의 승부수
한국정부 지원땐 부산공장서 생산 시사
‘배기가스 제로’ 콘셉트카 4종 처음 공개

“르노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대약진(breakthrough)을 선언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전기차 콘셉트카들은 모두 대량 생산을 위한 것입니다.”

프랑스 자동차회사인 르노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카를로스 곤 르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5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르노의 전기차 콘셉트카 4종을 처음 공개하면서 2011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르노삼성자동차도 2011년을 목표로 전기차 양산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어서 앞으로 르노그룹 내부에서 르노삼성차의 역할 분담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5월 16일자 A1면 참조 ▶ 르노삼성 전기자동차 2011년 국내 첫 양산

이번 모터쇼에서 많은 자동차회사가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모델들을 선보였지만 전기차에만 초점을 맞추고 구체적인 양산 일정까지 밝힌 것은 주요 업체 중 르노가 유일하다. 르노는 이날 △준중형차인 ‘플루언스 Z.E.’ △밴 형태의 ‘캉구 Z.E.’ △모터사이클을 연상케 하는 도심용 차량 ‘트위지 Z.E.’ △소형차 ‘조이 Z.E.’ 등 4종류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Z.E.’는 ‘배기가스가 전혀 없음(Zero Emission)’을 의미한다.

르노는 이 중 플루언스 Z.E.를 2011년 상반기(1∼6월)부터 양산해 이스라엘과 유럽 시장에 먼저 내놓고 다른 모델들을 잇달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플루언스 Z.E.는 조만간 터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뉴SM3’의 유럽형 모델 ‘플루언스’를 전기차로 만든 것. 양산형 플루언스는 뉴SM3와 흡사하다. 플루언스 Z.E.는 한 번 충전하면 160km를 달릴 수 있으며 표준 충전에는 4∼6시간, 급속 충전에는 20분 정도가 걸린다. 르노는 세계 주요 도시에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해 전기차 고객들이 이곳에서 다 쓴 배터리를 충전 배터리로 바꾸는 방식으로 충전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르노는 플루언스 Z.E.를 어디에서 만들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플루언스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고, 뉴SM3는 한국의 부산 공장에서만 만들고 있기 때문에 터키와 한국 중 한 곳에서 플루언스 Z.E.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곤 CEO는 이날 ‘플루언스 Z.E.를 한국에서 만들게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전기차를 원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은 나라에서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기차의 가격에 대해 ‘배터리를 뺀 가격을 디젤차보다 비싸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만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르노의 도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르노 측은 “이미 세계 지방자치단체 30여 곳과 배터리 교환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등 전기차 양산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하이브리드 차에서의 부진을 전기차에서의 혁신으로 만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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