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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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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IBCA가 2일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한 단계 올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년간 한국의 경제회복 노력이 성과를 거뒀음을 국제적으로 공인한 것이다. 특히 투자적격 국가 중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올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피치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7개국의 신용등급 또는 신용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피치는 올해 7월 연례협의 때 경제위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재정과 금융 부문의 문제, 남북 관계 등 3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다”며 “신용등급전망 상향으로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피치가 이날 11개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상향조정함에 따라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조만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주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발표로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가산금리가 낮아져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외국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의 경제예측 부문 자회사인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2일 ‘한국 더블딥 가능성 낮다’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수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 경제의 이중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IBCA는 S&P,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로 1997년 영국의 IBCA그룹과 미국의 피치인베스터의 합병으로 피치IBCA가 됐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 1, 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 예측이 대세를 이룬 뒤 처음으로 성장 전망치를 플러스로 수정한 곳이 나왔다.
다이와증권은 1일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1%로 제시했다. 다이와증권은 “2분기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으로 3분기에 뚜렷한 성장률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선행지수가 8, 9월에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 올 4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0%로, 내년 전망치를 3%에서 5%로 각각 올렸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수출 전망이 좋고 이는 기업투자와 민간소비에 대한 전망도 밝게 했다”고 설명했다.
7월 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올린 모건스탠리는 “산업생산과 판매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앞으로 성장률의 지속적인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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