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L로 100km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GM 전기차 ‘시보레 볼트’ 발표… 최고연비 주장
전문가들 “배터리 충전상태서 연비 산출은 곤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 말에 판매할 예정인 ‘시보레 볼트’가 휘발유 1L로 약 98km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11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특히 이 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LG화학이 단독 공급하기로 계약이 된 상태여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GM 측은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기준에 따라 시보레 볼트의 모의 주행 테스트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시보레 볼트는 충전 후 64km까지 전기모터와 배터리로만 주행이 가능하며, 이후 소형 휘발유 엔진 발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해 계속 달릴 수 있는 전기차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기존 하이브리드카는 엔진이 주 동력원이지만 시보레 볼트는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주 동력원과 구동장치라는 점이 다르다.
이 발표 내용대로라면 시보레 볼트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은 현재 시판되는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가장 연비가 좋은 도요타의 3세대 ‘프리우스’를 훨씬 능가한다. 3세대 프리우스는 일본 연비 측정 기준으로 L당 38km(한국 기준으로는 L당 30km 정도)를 달린다.
그러나 GM이 주장한 시보레 볼트의 연비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상태에서 100km까지만 달리는 거리를 계산한 개념이어서 기존 차량들의 연비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닛산이 내년 일본과 미국에 시판할 예정인 전기차 ‘리프’가 휘발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완전히 충전했을 때 160km를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보레 볼트의 성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당 가격이 약 4만 달러(약 4960만 원)에 이르는 점도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GM 측은 “시보레 볼트는 단거리 위주인 도심 출퇴근용으로 적합한 차”라며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생기고 생산 규모가 적정 수준에 이르면 판매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G화학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시보레 볼트의 ‘심장’에 해당한다”며 “전기모터도 국산화가 돼 있기 때문에 한국 자동차업체들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분야에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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