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 받는 한국 농업기술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한국의 농업기술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농업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우리 기술을 제공해달라는 ‘러브콜’이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일 폐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얀마 및 필리핀과 농업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캄보디아와도 4일 MOU를 체결한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한국 농업기술을 전파할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미얀마와 캄보디아에 각각 올해와 내년 설치할 예정이다. 베트남, 케냐,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등 4개국에도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의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가별로 주목하는 농업 기술은 각양각색이다. 필리핀은 한국의 ‘열대과일 신선도 연장 기술’에 관심이 많다.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열대과일에 잘 생기는 과일파리를 없애 부패를 억제하는 기술이다. 아직 세계 농업계에 일반화되지 않은 기술이어서 필리핀 측은 한국과의 협력을 반기고 있다.

미얀마에는 한국의 콩 품종 육성, 재배 기술이 전파된다. 문홍길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과장은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콩을 세계로 전파한 원산지인 만큼 각 나라의 병충해에 강한 콩을 고르고 육성하는 기술이 뛰어난 편”이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환경에 맞게 맞춤형으로 재배기술을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는 채소 생산 기술을, 아프리카의 케냐에는 가축의 인공수정 기술을, 브라질에는 버섯 재배 기술 등을 소개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특히 농업 의존도가 높으면서도 관련 기술이 낙후해 농업 협력에 적극적이다.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은 농업 종사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40∼70%에 이를 정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농업은 30∼50%의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으로서도 농업기술 전파자로 청년인력을 보낼 수 있어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된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는 다음 달 대학생 인턴 연구원 45명을 베트남 미얀마 브라질 등 6개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농업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농업 인력을 키우는 기회이기도 하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통해 필요한 현지 품종을 국내로 들여올 수도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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