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도-아레나 “한국시장 잡아라” 수영복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박태환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입었던 스피도의 ‘레이저 레이서’(왼쪽). 아레나는 이 제품에 맞서기 위해 ‘네오 플랜’을 출시했다. 오른쪽 사진은 네오 플랜의 훈련용 버전인 ‘아쿠아 포스 라이트’. 사진 제공 스피도·아레나
박태환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입었던 스피도의 ‘레이저 레이서’(왼쪽). 아레나는 이 제품에 맞서기 위해 ‘네오 플랜’을 출시했다. 오른쪽 사진은 네오 플랜의 훈련용 버전인 ‘아쿠아 포스 라이트’. 사진 제공 스피도·아레나
스피도 ‘박태환 올림픽金’ 적극 활용
훈련용 제품 시연회 등 마케팅 박차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 때문에 수영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수영복 브랜드인 스피도와 아레나가 치열한 수영복 개발 경쟁을 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 박태환이 있다.
박태환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딸 때 스피도의 ‘레이저 레이서’를 입었다. 레이저 레이서는 스피도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수영복. 부력이 좋고 물을 흡수하지 않아 가볍다. 또 근육을 적절히 잡아주도록 디자인됐다.
지난 1년간 레이저 레이서를 입은 선수들이 82개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성능을 입증했다.
스피도는 박태환을 통해 아시아 선수들의 가능성을 봤고 그동안 아시아 시장을 잡고 있던 아레나에 도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아레나를 자극했다.
스피도는 21일 서울체육고 수영장에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레이저 레이서 후속 모델인 ‘패스트 스킨 XT’ 시연회를 열었다. 한국 선수들만을 위한 수영복을 만들기 위해 호주 아쿠아랩 연구소 전문가들이 직접 선수들에게 착용시켜 좋은 점과 문제점을 들었다. 이상수 스피도코리아 부장은 “박태환 때문에 마련된 행사다. 박태환의 올림픽 금메달로 스피도 본사에서 한국시장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선수들만을 위한 수영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 스킨 XT는 경기용이 아닌 훈련용. 레이저 레이서가 너무 비싸 훈련 때 잘 착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레이저 레이서의 감을 느끼며 훈련할 수 있는 제품이다. 레이저 레이서 전신 수영복은 혼자 입지 못해 두 명이 10분간 입혀야 하는데 이 제품은 혼자서도 입을 수 있다.
아레나는 올 초 레이저 레이서 대항 제품으로 ‘네오 플랜’을 내놓았다. 지난주 열린 일본수영선수권대회에서 네오 플랜을 입은 선수들이 일본 기록 10개를 세워 관심을 받고 있다. 아레나는 올해 ‘아쿠아 포스 라이트’도 출시했다. 네오 플랜의 감을 유지하면서 훈련 때 입을 수 있는 제품이다.
아레나는 중국 쿤밍 전지훈련을 다녀온 대표팀 선수들에게 아쿠아 포스 라이트를 입혀 훈련시켰다. 27일부터 김천수영장에서 열리는 제81회 동아수영대회 때는 네오 플랜을 대표팀 선수들에게 입히는 이벤트를 마련해 한국 선수들에게 적합한 제품을 생산해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수영복 시장 점유율은 아레나가 앞선다. 엘리트 선수의 경우 40%가 아레나, 나머지는 스피도와 아식스, 미즈노 등이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레이저 레이서가 출시되면서 스피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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