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달러에 눈물흘린 IBM

  • 입력 2009년 4월 21일 09시 06분


미국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오라클이 컴퓨터 서버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 통합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가 IT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오라클이 선마이크로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 IT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 부문에 걸친 시너지 효과를 통해 명실상부한 '통합 IT' 업체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AP통신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선마이크로는 최근 IBM이 제안한 7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뒤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 여부를 놓고 관련 업계의 우려가 대두돼 왔으나 오라클과의 통합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이 제시한 인수 총액은 74억 달러(주당 9.50달러)로 선마이크로의 주가 수준에 비춰 42%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볼 수 있으며 IBM의 제시 가격 70억 달러(주당 9.40달러)보다는 4억 달러가량 높아진 것이다.

선마이크로가 보유한 현금과 부채 등을 가감하면 실질적인 인수 가격은 5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마이크로는 컴퓨터 서버 업계의 강자로서 IT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의 극심한 경기 침체와 소비 시장의 위축세 속에서 어려움을 겪다 오라클과 통합하는 데 합의, 27년의 IT기업 역사를 마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선마이크로 인수를 통해 전 세계 10억대 가량의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자바 프로그램밍 언어', 컴퓨터 운영 체계(OS)인 '솔라리스'에 대한운영 및 소유권을 확보하게 된다.

오라클은 일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수준에서 벗어나 컴퓨터 저장과 하드웨어 등 전 부문에 걸친 통합 운영이 가능해져 기업과 정부, 일반 고객 등 30만여 명을 대상으로 IT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은 "선마이크로를 인수하게 돼 오라클은 IT모든 부문의 서비스를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선마이크로의 CEO 조너선 슈워츠는 "컴퓨터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의 'IT 통합 발전소'가 탄생하게 됐다"며 "IT 영역 간의 장벽을 허물고 '솔루션'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라클의 인수 발표로 선마이크로 주가는 20일 오전 주당 2.41달러(36%) 가량 치솟아 주당 9.10달러에 거래됐고 오라클의 주가는 주당 1.02달러 오른 주당 18.04달러로 뛰었다.

오라클의 선마이크로 인수에 따라 양사의 내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나 오라클과 선마이크로는 협상 과정에서 인력 감축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라클의 직원은 전 세계에 걸쳐 8만6000명에 이르고 있고 선마이크로는 3만3000명 가량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IBM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대두됐던 것과 똑같이 '독점 위반' 여부를 둘러싼 미 정부 당국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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