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주고 말로 받고’ 은행 금리인하 이중 잣대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예금은 0.93%P, 대출은 0.11%P 낮춰

지난달 은행들이 신규 예금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낮추면서도 신규 대출금리는 0.3%포인트밖에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3.23%로 전달보다 0.93%포인트 낮아졌다. 199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24%로 1월보다 1.02%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 시장형 금리 상품의 발행 금리도 3.91%에서 3.21%로 0.7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예금은행이 새로 취급한 대출의 평균금리는 연 5.57%로 전달보다 0.3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가계대출금리는 1월 5.84%에서 2월 5.73%로 0.11%포인트 인하되는 데 그쳤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한은이 2월 12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며 사상 최저인 2.0%까지 낮췄지만 시중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출금리 인하 폭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김병수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지난해 말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던 은행들이 최근 기준금리가 빠르게 떨어지자 역마진 우려 때문에 대출금리 인하 속도를 늦췄다”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연 7.3%) 취급이 늘었던 것도 대출금리가 소폭 내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