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면 현금인출 못하게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8분


범죄 예방 위해 ‘얼굴인식 자동인출기’ 도입 추진

경기 군포시에서 납치돼 29일째 소식이 끊긴 여대생 A 씨의 신용카드로 은행 현금입출금기(ATM)에서 70만 원을 빼낸 한 남성 용의자의 범행 상황을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지만 얼굴을 식별할 수 없어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처럼 얼굴을 가린 범죄 용의자가 현금지급기에서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굴인식 ATM’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현금지급기는 모니터 위의 외장형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촬영한 뒤 눈 코 입 등 윤곽선이 명확히 드러날 때에만 거래를 할 수 있다.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쓰거나 모자를 눌러 써 얼굴을 식별할 수 없으면 현금 지급 절차가 자동 중단된다.

경찰은 1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범죄 예방 대책회의’를 열고 ‘얼굴인식 ATM’을 은행에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은 “은행 CCTV처럼 얼굴인식 ATM도 보안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전면 도입이 어려우면 사고다발지역부터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얼굴인식 ATM’은 2005년 한 시중은행에서 2주간 시범운영됐다가 흐지부지됐다. 범죄로 돈이 인출돼도 은행은 보험으로 보상받기 때문에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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