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잡스 병가, 애플 장래 우려도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월 15일 17시 29분


미국 애플사의 스티븐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6월 말까지 병가를 떠나겠다고 밝히면서 건강이상설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잡스 CEO는 14일 애플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건강 문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지난주 알게 됐다"며 "세간의 이목에서 벗어나 건강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6월 말까지 병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애플의 운영을 부탁했다"며 "하지만 병가 기간에도 중요한 전략 결정은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악화 소문에 대해 그는 5일 "호르몬 불균형으로 체중이 줄었을 뿐이며 올 봄에 회복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열흘도 안 돼 병가를 결정함에 따라 그의 건강뿐 아니라 애플의 장래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잡스 CEO는 '애플의 영혼'이라고 불릴 만큼 회사 내외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애플 공동창업주인 그는 한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1997년 복귀해 침몰해 가던 '애플 호'를 건져냈다.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회사 업무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 제품의 혁신을 이끈 잡스의 영향력은 단순한 CEO 이상"이라며 "투자자들은 애플이 '잡스 이후' 시대에도 애플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병가 소식이 알려지자 애플 주가는 14일 마감 후 거래에서 한때 1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투자자문업체 니덤앤드컴퍼니 찰리 울프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추가로 10~15%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던 잡스 CEO는 지난해 9월 공개석상에서 수척한 모습을 드러내 건강악화설이 나돌았다. 또 최근에는 매년 참석해온 자사 신제품 발표회 '맥 월드(Mac World)' 행사에서 기조연설도 안 하겠다고 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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