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협력업체 “이러다 문닫으면 어쩌나”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차 감산 후폭풍… “수백억 투자 설비 늘렸는데” 8시간 근무마저 줄여

현대자동차, GM대우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최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특근과 잔업을 줄이는 등 감산(減産)에 들어가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3일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 소재 자동차 부품회사인 A사는 지난주 초부터 차체 제작용 생산라인을 멈췄다.

자동차 회사의 수요가 급감해 재고가 쌓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차체 제작에 투입되는 인력 20명 중 일부를 금형 사업부로 전환 배치했지만 금형마저도 일감이 많지 않은 상태다.

이 회사 김모 사장은 “1997년에 창업했는데 차체 사업부의 생산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12월은 잔업과 특근을 없애고 어떻게든 버텨 보겠지만 다음 달에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차체 사업부 인원 중 절반은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차의 협력업체인 B사는 볼트와 너트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50억 원을 투자해 자동화 설비를 늘렸다. 당시만 해도 올해 호경기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시간 돌리던 설비를 지난달부터 8시간 가동으로 줄였다. 전체 직원이 70여 명인데 절반 정도는 일이 없어 조기 퇴근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음 달에 직원 중 절반 정도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270여 곳으로 구성된 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생산량은 거래하는 자동차 회사의 완성차 생산량과 직결된다”며 “최근 조합원 회사들이 근무시간을 줄이고 잔업을 없앨 뿐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까지 실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대부분의 조합원이 내년 1분기(1∼3월)를 가장 고비라고 보고,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물(鑄物)업체들도 수요 급감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주물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수주물량이 과거보다 30% 정도 줄어 조합원들이 근무 일수를 줄이며 단축 조업을 하고 있다.

서병문 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납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은행마저 자금 지원을 소극적으로 하고 있어 주물업계는 힘든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