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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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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료를 사용한 햄버거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영양소가 균형을 잘 이룬 음식입니다. 절대로 패스트푸드가 아니죠.”
글로벌 수제(手製) 햄버거 체인 ‘트리플오스(Triple O's)’에는 ‘푸드 닥터’ 빅터 찬(사진) 씨가 있다. 홍콩계 캐나다인인 그는 한국과 홍콩, 태국의 트리플오스 식재료를 책임지는 업무를 맡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트리플오스 매장에서 만난 찬 씨는 “신선한 야채를 곁들인다면 햄버거는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푸드 닥터의 정식 명칭은 ‘품질관리보증 매니저(Quality Control/Assurance Manager)’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캐나다 등 선진국 레스토랑에선 최근 떠오르는 직업이다.
푸드 닥터는 단순히 공급받은 식재료를 관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가장 좋은 식재료를 직접 찾아다니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원산지나 유통기한 등은 안전식품 제조업소 인증제(HACCP)에 따라 엄격히 관리하고 품질과 영양소 균형 등도 함께 고려해 식재료 납품처를 결정한다.
최근의 관심사에 대해 그는 “4개월째 손으로 반죽한 빵을 공급해 줄 새 업체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기계로 반죽한 빵은 폭신함이나 부드러운 정도가 손 반죽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 손 반죽 빵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손이 모자라 납품이 힘들다고 전해 왔습니다. 통사정해서 새 업체를 찾을 때까지만 받기로 했는데 다른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그가 ‘깐깐하게’ 식재료를 선택할수록 비용이 늘어나 회사로서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구매 담당 부서와 부닥치는 일도 잦다.
그러나 찬 씨는 “식재료의 안전과 품질은 외식업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책임이 무겁다”며 “비용 때문에 식재료를 대충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찬 씨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음식도, 요리도 아닌 단지 신선한 식재료를 고르는 데 흥미를 느껴 이 직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태국과 홍콩, 한국 등 3개국을 보름 주기로 오가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