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재테크]지금 손절매?… 과거 ‘위기 이후’를 뜯어보자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Q: 직접 투자한 주식에서 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아야 하나요.

미국뿐 아니라 유럽 금융회사들에 대한 연쇄 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나서더라도 금융위기가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환율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해외와 국내를 막론하고 돈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업 이익도 2009년 상반기까지 급격하게 감소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제와 기업 이익의 회복은 대략 내년 하반기에 가서나 생각해 보자는 심리마저도 나옵니다.

증시가 잿빛 전망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서라도 주식을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지금이 손절매(損切賣) 시점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여지가 많습니다.

지금은 적절한 손절매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근거로는 첫째, 앞으로 주가가 더 내릴 리스크가 크지 않고 둘째,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최소한 6개월 안에 좀 더 좋은 가격에서 주식을 팔 기회가 생길 것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셋째, 지금 주식을 손절매한 후 주가가 하락해도 정확한 주가 바닥 시점, 즉 재매수 시점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미국 금융위기가 해결될 실마리조차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6개월 안에 좀 더 좋은 매도 시점이 나온다’는 전망의 근거로는 첫째, 10월 이후의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만약 4분기 반등에 실패하게 된다면 2009년 1분기 반등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10월물 콜옵션(주식매수 권리)을 매수했습니다. 당시 주가가 바닥이라는 그 사람들의 판단은 옳았지만 결국 수익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10월 이후부터 주요국의 금리인하와 함께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면서 증시가 반등추세를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당시에는 10월 이후 11월물과 12월물 콜옵션에 베팅한 사람들이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2008년 9월의 AIG 유동성 위기와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사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 부결 등은 9·11테러와 비교할 만한 사건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9월 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감이 상존했습니다.

하지만 10월 이후부터는 미국 구제금융안의 의회 승인과 세계적인 경기부양 공조화 조치 등에 힘입어 주가 반등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에 대한 공조화 가능성도 기대해 봅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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