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 한시름 놨지만 상승 전환은 글쎄…

  • 입력 2008년 9월 12일 02시 57분


《‘9월 위기설’이 소멸되면서 향후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 5人 전망

증시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이 잦아들고 미국 정부가 양대 모기지 업체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금융 불안 요인이 상당 부분 줄어 증시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어 증시가 횡보하거나 반등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횡보 또는 소폭 상승 전망

9월 위기설이 국내 금융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고 잦아들면서 일단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감은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우려했던 9월 위기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양대 모기지 업체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약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가가 그동안 국내 주식을 지나치게 많이 팔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예상되는 경제지표에 비해 주식을 많이 팔아 현재 ‘과(過)매도’ 상태에 있다”며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줄어든다면 자율적인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요인 중 하나였던 금리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 상승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 은행들은 대출이 크게 늘자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렸고 그 결과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권의 대출 순증가가 크게 둔화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줄어 증시 부담도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증시 악재는 상존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여전히 많아 증시 반등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긴 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모두 해결된 것도 아닌 데다 미국 가계 부문의 부채도 심각하다”며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3분기 기업 실적이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가 더 하강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수출이 국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유럽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경기둔화가 나타나고 있어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올 연말까지 증시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경기변화에 덜 민감한 종목이나 그동안 하락 폭이 컸던 종목 위주로 방어적인 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