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와 세단의 장점을 따 왔다는 'QM5 씨티' 시승기

  • 입력 2008년 8월 20일 22시 38분


승용차가 한 대인 가정에서는 차를 바꿀 때 남편과 아내의 의견은 충돌하기 십상이다.

힘이 좋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남편과 승차감이 좋은 세단을 좋아하는 아내의 조합이라면 의견 차이를 좁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행선을 달릴 것 같은 남편과 아내의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며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놓은 차가 'QM5 씨티'다. SUV와 가솔린 엔진을 결합하고 세단의 장점을 따 왔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씨티의 외모는 SUV답지 않게 동그랗고 곱상하다. 특히 볼록하게 튀어 나온 뒤태가 예쁘다.

내부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차량을 표방하는 차량답게 운전자가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편의 사양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손끝으로 시동을 걸고 끌 수 있는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 자동으로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해제되는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차가 자랑하는 파노라마 썬 루프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차안에 누운 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도 있고, QM5 광고처럼 선탠을 할 수도 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엔진이 부드럽게 돌기 시작했다.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덕분에 디젤 엔진보다 소음이 확실히 적다.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차가 조용하다. 시속 150㎞ 정도까지는 부드럽게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승차감도 괜찮았는데 무단 자동변속기 덕분에 변속 충격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게 인상적이었다. 새로 장착된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는 상황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속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비도 수준급이다. 2.5L 2륜 구동 모델의 공인 연비는 L당 11.2㎞. 같은 가솔린 SUV 모델인 혼다 'CR-V' 2.4(10.4㎞)나 세단인 그랜저TG 'Q240'(10.4㎞)보다 좋다. 실제 도심에서 주행할 때는 L당 8~9㎞ 정도 나왔다. 고속도로에서는 L당 15㎞까지 올라갔다.

전체적으로는 정통 SUV에 순간적인 펀치력은 조금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고, 차체가 높기 때문에 중형 세단보다 승차감도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SUV 중에는 이 정도로 세단 감각을 주는 모델은 없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족감은 잣대를 어디에 들이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부부싸움' 없이 고를 수 있는 차종인 것 같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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