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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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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따라 광고내용 알아서 바꿔
세계 최대 오디오·비디오(AV) 전시회인 ‘인포컴(INFOCOMM·18∼20일)’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19일 찾았다.
삼성전자 LG전자 NEC 파나소닉 소니 등 세계 950여 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참여한 이번 인포컴의 화두는 ‘디스플레이 전쟁’이었다. 업체마다 대형 디지털TV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 디스플레이는 진화 중
이날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제품 중 하나는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광고판 디스플레이였다.
한 여성 관람객이 디스플레이 앞에 다가서자 디스플레이 밑에 ‘여성 1명’이라는 표시와 함께 여성용 안경 광고가 등장했다. 남성 관람객 2명이 앞으로 다가서자 이번에는 ‘남성 2명, 여성 1명’이라는 표시와 함께 광고판 화면이 남성용 면도기 광고로 바뀌었다.
디스플레이가 인체 인식 기술과 결합하면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었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면 디스플레이가 남자와 여자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연령대도 정확하게 파악해 이에 따른 광고가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었다.
나아가 디스플레이는 2차원을 넘어 3차원(3D)으로 진화 중이었다. 기존의 3차원 기술은 사람이 특수 안경을 써야만 3차원을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인포컴에서 선보인 3D 디스플레이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선명한 3D 화면을 볼 수가 있었다.
삼성전자 필립스 NEC 도시바 등이 일제히 3D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였다. 필립스가 선보인 3D 디스플레이는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콜라병이 마치 손을 내밀면 잡힐 것처럼 생생했다. 필립스는 2차원 영상을 3차원 영상으로 자동 전환하는 프로그램 솔루션도 선보였다.
○ 일방통행에서 쌍방향통신으로 바뀌는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스크린을 두드리면서 정보를 찾는 쌍방향통신 제품이 많았다. 업계에선 이 부문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급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인포컴 전시회 주관 측은 올해에는 아예 전시회장에 디지털 사이니지 체험관을 설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형 디지털TV들의 보금자리는 집의 거실이나 사무실이었지만 올해 인포컴에선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외부로의 탈출을 감행하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승용차에 탄 채 음식을 주문하는 것) 주문용 디스플레이가 그 대표적인 제품.
이 주문용 디스플레이는 고객이 햄버거 등을 ‘입’ 대신 ‘손가락’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 설치하는 디스플레이는 햇빛 속에서도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밝기가 일반 디스플레이의 두 배에 이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 갈수록 커지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가정용 디지털TV보다 시장 규모가 작았던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시장 규모는 64억 달러(약 6조4000억 원)로, 2010년에는 9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일반 소비자용 TV 시장에 주력했던 소니도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재훈 삼성전자 북미총괄 상무는 “디지털 사이니지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특징은 새로운 기술 및 솔루션과 결합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새롭게 창출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