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가의 코리아데스크<하>올해의 관심업종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꼬~옥 품으라면? 은행-IT 주식!”

“조선株지금 분명 비싸지만 저가경쟁 극복하면…”

“삼성-LG등 한국대표 기업들 다 팔기엔 아직 믿을만”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의 21개 업종 가운데 전기가스, 통신업, 비금속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급등한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을 선두로 연초부터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세다.

그러나 홍콩 금융가에서 만난 외국인 투자가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여파가 가라앉으면 곧 아시아 증시에 투자를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은행업과 정보기술(IT) 종목을 주시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많았다.

○ 관심 업종은 은행업과 IT

파르하트 말리크 헤지펀드 PMA캐피털매니지먼트 창립자는 올해 관심 업종을 묻자 “한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지만 여느 해와 달리 올해는 주력 업종을 고르기 매우 힘들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 증시에서 관심 업종은 매년 바뀌었는데 2006년엔 소비재, 금융, 지난해에는 조선, 건설, 철강이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IT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트라이브리지의 박유정 대표도 관심 업종으로 IT와 은행업을 들었다.

박 대표는 “IT는 다른 업종에 비해 외국인들이 과도하게 팔아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싸졌다”고 설명했다. 이 헤지펀드는 6월경 한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코리아 주식 플러스’ 펀드를 선보인다.

홍콩의 코리아데스크들이 대부분 거론한 업종은 은행업이었다. 이들은 한국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좋아지고 있고, 다른 업종에 비해 싸다는 데 주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1일 현재 코스피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14.52다. 업종별로는 △기계 21.55 △운수장비 14.71 △전기전자 17.37 △철강 10.11 △은행 7.93이었다.

업종별 대표 종목의 PER는 △삼성전자 13.61 △현대중공업 13.23 △국민은행 7.98로 다른 종목에 비해 은행 종목의 PER가 낮은 편이다.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법인 수석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사이먼 루돌프 씨는 “LG카드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부산은행 같은 작은 은행부터 신한, 하나, 국민은행 같은 대형 은행까지 모두 관심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년간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업종은 △보험업(5408억 원) △은행(2031억 원) △의료정밀(1200억 원) 순이다. 반면 가장 많이 판 업종은 △철강금속(6조6951억 원) △운수장비(4조5337억 원) △화학(3조348억 원) △전기전자(2조8820억 원) 순이다.

○ 조선주는 비싼 편

조선주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이먼 루돌프 수석부사장은 조선주에 대해 묻자 단호하면서도 분명하게 ‘명백히 비싸다(clearly expensive)’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들의 미래 이익이 다소 높게 측정되어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저가(低價) 경쟁 등 새로운 경쟁요소를 극복한다면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국계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수주 시장인 중국의 설비 확장이 굉장히 공격적이어서 공급 과잉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조선업체들의 주가도 장부가 대비 3, 4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의 로버트 제임스 수석연구원은 “매년 10∼15%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많다”며 “올해 주목하는 업종은 산업재, 금융, 부동산 외에 조선, 기계, 철강 등”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 대표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이들은 서울을 자주 오가며 한국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회사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언론에 보도되는 기업들의 소식을 실시간 체크하고 있는 것.

삼성, 현대, LG 등의 국내 대표 기업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reliable)’ 회사들로 주식 비중을 줄일 수 있지만 절대로 ‘완전히 다 팔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간간이 터져 나오는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외국인 투자가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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