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펀드 추천… 뻔뻔한 판매사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좋은 펀드판매사 고르기

“○○은행에서 파는 국내 펀드에 가입했어. 운용사? 그건 모르겠는데….”

“△△증권에서 해외 펀드에 가입했어. 펀드는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것 아닌가?”

펀드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종종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

간접투자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운용사를 모르거나 판매사와 운용사를 혼동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펀드는 파는 곳과 운용하는 곳이 다르다.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자산운용사로, 삼성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펀드를 파는 곳(판매사)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이다. 2006년부터는 일부 자산운용사도 인터넷이나 전화로 직접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는 판매사가 권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판매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 판매사 홈페이지서 상품판매 살펴야

좋은 판매사는 투자자의 자산 현황과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펀드의 특징을 충분히 설명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이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불완전 판매’라고 한다.

한 펀드에 집중투자하게 하거나 수수료 수익을 위해 펀드를 자주 갈아타게 하는 판매사는 경계해야 한다. 계열사인 자산운용사의 상품만 권하는 판매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당수 판매사는 계열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푸르덴셜투자증권 등은 전체 펀드 판매액 중 계열 자산운용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었다.

한국투자자교육재단 박병우 사무국장은 “많은 판매사가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판매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판매하는 상품을 살펴보면 계열사 펀드를 주로 파는지 다양한 펀드를 파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협회도 홈페이지(www.amak.or.kr)를 통해 매달 판매사별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을 공개하고 있다.

○ 투자 대상, 투자 전략 등 꼼꼼히 설명해야

그렇다면 좋은 판매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일단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판매사를 몇 군데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면 판매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담을 받을 때는 판매직원이 비슷한 유형의 상품을 비교해 설명하는지와 함께 △투자 대상 △투자 전략 △과거 실적 등 상품의 특징을 제대로 설명하는지 봐야 한다.

펀드매니저의 경력과 전문성도 파악해야 한다. 수수료 체계는 어떻고 이는 어떤 서비스에 대한 대가인지와 함께 분산 투자를 유도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이 지난해 ‘판매회사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은행 12개사, 증권사 17개사 등 모두 29개사의 266개 지점을 대상으로 펀드 판매 수준을 평가해 올해 1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71점으로 높지 않은 편이었다.

모범 판매회사로는 △국민은행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5개사가 선정됐다. 하지만 박병우 사무국장은 “이는 ‘상대적인’ 평가 결과일 뿐 판매사들이 개선해야 할 점은 아직 많다”고 강조했다.

펀드 판매사별 계열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
판매사계열운용사비율
광주은행우리CS자산운용23.89
교보생명교보투신운용77.79
교보증권교보투신운용19.49
국민은행KB자산운용32.58
굿모닝신한증권신한BNP파리바투신23.75
기업은행기은SG자산운용58.98
농협중앙회NH-CA자산운용55.58
대신증권대신투신운용20.31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28.45
동부증권동부자산운용29.09
동양종합금융증권동양투신운용43.26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19.03
미래에셋자산운용80.97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7.7
미래에셋자산운용84.52
부국증권유리자산운용44.8
삼성생명삼성투신운용67.6
판매사계열운용사비율
삼성증권삼성투신운용54.89
신영증권신영투신운용24.55
신한은행신한BNP파리바투신46.39
SH자산운용28.76
우리은행우리CS자산운용45.29
우리투자증권우리CS자산운용25.58
유진증권유진자산운용47.37
푸르덴셜투자증권푸르덴셜자산운용70.89
하나대투증권하나UBS자산운용55.05
하나은행하나UBS자산운용51.17
한국산업은행산은자산운용64.28
한국인프라자산운용1.69
한국투자증권한국밸류자산운용6.74
한국투신운용56.2
한화증권한화투신운용44.5
현대증권현대와이즈자산운용18.05
CJ투자증권CJ자산운용47.04
3월 31일 현재, 계열운용사는 판매사의 계열사이거나 판매사가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운용사. 자료: 자산운용협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