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세컨드’가 뜬다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소용량 세탁기-액자형 에어컨 등 ‘조연 가전제품’ 인기

주연보다 조연의 감칠맛 나는 연기에 더 눈길이 가는 영화가 종종 있다.

최근 가전업계에도 ‘세컨드(second) 제품’이라 불리는 조연 상품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용량 3kg짜리 소형 삶는 세탁기 ‘아기사랑’(사진)이 대표적이다. 소량의 빨래를 할 때 대형 드럼 세탁기를 돌리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기료와 수도료도 필요 이상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아기사랑’ 세탁기는 아기 속옷 빨래 등이 잦은 30대 주부들 사이에서 실용적인 ‘세컨드 세탁기’로 인기를 끌며 2005년 8000대, 2006년 1만2000대, 지난해 2만 대가 팔려 나갔다.

가정의 중심인 거실 못지않게 안방이나 공부방의 환경도 중시되면서 스탠드형 에어컨을 보조하는 액자형 에어컨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에어컨 판매의 40% 이상이 거실용과 ‘세컨드 에어컨’인 액자형을 동시에 구입한 경우”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거실의 홈시어터를 방 안으로 끌어들인 60만 원대 ‘룸시어터’(모델명 J10HD) 제품도 최근 선보였다.

대우일렉이 최근 선보인 벽걸이형 ‘반찬냉장고’도 주목받는 제품이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반찬만 따로 보관할 수 있어 주부들의 가사노동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대우일렉의 채경아 차장은 “김치냉장고가 기존 냉장고의 세컨드라면, 반찬냉장고는 김치냉장고의 세컨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밥솥이 잡채나 찜 요리 등을 만드는 조리기구 역할까지 하면서 ‘세컨드 밥솥’을 구매하는 주부들도 적지 않다. 쿠쿠홈시스는 “10인용과 3인용 소형 밥솥을 함께 구매해 명절 때 다양하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니코리아의 19인치 벽걸이 PC인 ‘VGC-LM17L’은 고급 액정표시장치(LCD) TV처럼 디자인돼 있어 PC를 ‘세컨드 TV’ 등으로도 활용하려는 젊은 고객을 겨냥했다.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이런 세컨드 제품의 인기를 반영해 ‘대형 주연 제품+중·소형 조연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마케팅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52인치 초고화질 평판TV+32인치 LCD TV’, ‘46인치 LCD TV+19인치 LCD TV’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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