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홍회장-삼성 배경 집중조사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8시간 조사받고 귀가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별검사 사무실에서 8시간 정도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8시간 조사받고 귀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별검사 사무실에서 8시간 정도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버랜드 지분 포기할 때 중앙일보 지분 크게 늘어

이재용 전무 “CB인수 전화 못받아” 진술 번복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두하자 12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홍 회장의 수사기관 소환 조사는 이날 조사로 네 번째가 됐다.

▽출두, 귀가 때 소란=홍 회장이 이날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중앙일보 인터넷 매체인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가 삼성SDI 복직을 요구하는 여성 해고 노동자의 피켓 시위를 몸으로 막아 취재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홍 회장이 8시간 조사를 받고 나올 때도 소란이 있었다.

홍 회장은 기자들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에버랜드와 중앙일보의 대주주 변동을 알고 있었다고 했던 기존 진술을 번복할 뜻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에버랜드 지분 포기 배경 조사=홍 회장 조사의 초점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작업이 진행되던 1996년 말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였던 중앙일보가 왜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권을 포기했느냐다.

중앙일보가 당시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권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삼성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결국 중앙일보 등 주요 법인주주들의 인수권 포기는 결과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에버랜드 최대 주주에 올라 삼성그룹 경영권을 넘겨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련의 과정에 홍 회장이 협조하며 중앙일보에 손해를 입혔는지 조사했다. 이어 중앙일보가 에버랜드 지분을 포기하는 대신 홍 회장이 1998년 이 회장에게서 중앙일보 주식 51만9000여 주를 무상 증여받아 중앙일보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봤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특검팀 수사 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로 1차 연장됐다.

▽이재용 전무 진술 번복 왜?=이 전무는 검찰의 에버랜드 사건 수사 당시 서면조사를 통해 “김석(전 재무팀 이사) 삼성증권 부사장으로부터 전환사채 인수 의사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팀에서는 반대로 진술하며 인수 경위를 몰랐다고 했다.

이 전무가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 의사를 직접 밝혔는지는 에버랜드 사건이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기획과 공모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가리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버랜드 사건 당시 김 부사장은 미국 유학 중인 이 전무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 의사를 확인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다.

특검팀은 김 부사장의 진술 번복에 맞추기 위해 이 전무도 진술을 번복한 것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이 전무가 전환사채 인수 의사를 묻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이 전무는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삼성전자 “김인주 사장 등기이사서 제외”▼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자 중 한 명인 김인주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사장이 삼성전자 사내(社內) 등기이사에서 제외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28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공시하면서 사내이사 수가 기존의 6명에서 김 사장을 뺀 5명으로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이날 “이번에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김 사장의 재선임 문제가 4일 이사회에서 논의됐는데, 김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재선임을 고사했다”고 말했다.

1999년 3월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처음 선임된 김 사장은 3년 임기의 이사직에 2차례 재선임된 삼성그룹의 핵심 재무통이다.

김 사장이 삼성전자 사내이사에서 제외된 것은 최근 특검의 수사기한 30일 연장 결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삼성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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