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전 여성구매력 ‘쑥쑥’…‘테크파탈족’을 잡아라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최근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에 여성들의 콤팩트파우더 화장품 케이스를 닮은 독특한 디자인의 MP3 플레이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핫핑크색의 제품 겉면에는 바비 인형 모양이 새겨져 있고 뚜껑을 열면 안쪽에 거울과 조작 버튼이 있다. 디자이너 김영세 씨의 디자인 브랜드 ‘이노’가 여성만을 위해 개발한 이 MP3 플레이어는 시판 3주 만에 네이버의 지식쇼핑 MP3 플레이어 부문 1위에 오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획단계부터 여성수요 반영

첨단기술에 디자인 접목 필수

“테크파탈족, 올 쇼핑 이끌 것”

전자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테크파탈(Tech Fatale)’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테크파탈은 미국 마케팅 서적인 ‘마이크로 트렌드’에 소개된 용어로 ‘기술(tech)’과 ‘팜 파탈(femme fatale·치명적인 영향력을 가진 여자라는 뜻)’이 합쳐져 생겨난 신조어. 첨단 전자제품에 적극 관심을 갖고 높은 구매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온라인장터 옥션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가전 시장에서 여성 소비자 비중은 2004년 21%에서 지난해 29%로 높아졌다. 여성의 구매 파워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자 IT 관련 업체들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제품 기획 단계부터 최종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구현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전자 IT 기기 시장에 불고 있는 ‘컬러화’ 경향도 여성 취향을 겨냥한 포석이다.

삼성전자가 24색, LG전자가 14색의 휴대전화를 선보였고 레인콤도 최근 10가지 색상 버전의 MP3 플레이어인 ‘엠플레이어’를 내놓아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검은색, 은색, 흰색 일색이던 디지털카메라 및 노트북 컴퓨터 제품들도 핑크, 오렌지, 라임, 블루 등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사용 빈도가 낮고 복잡한 첨단 기능은 줄이는 대신 조작을 단순화한 제품도 늘고 있다.

닌텐도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이 첨단 게임기 개발에 치중할 때 여성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기인 ‘닌텐도DS 라이트’를 개발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엡손코리아는 모든 기능을 한곳에 모은 홈시어터 프로젝터를 내놓아 여성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 소품 유통업체인 소담하우스가 내놓은 1970년대 다이얼식 전화기를 재현한 ‘복고풍 전화기’도 온라인몰에서 여성들이 많이 찾는 인기 품목이다.

옥션 측은 “여성 구매력이 확대되면서 감각적이고 편리한 IT 기기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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