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의 아버지’ 백우현 사장 “톱3는 시간 문제”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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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현(사진) 사장은 승진한 것인지, 자리가 낮아진 것인지 애매하네요.”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은 6일(현지 시간) 국제가전전시회(CES 2008)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미지역본부 관계자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백 사장에게 이런 농담을 했다.

백 사장의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복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백 사장은 CTO로 일하다가 2005년 최고기술자문(CTA)으로 발령나면서 미국에서 차세대 디지털TV 개발에 주력해 오다 지난해 12월 LG전자 CTO로 돌아왔다.

회사 안팎에서는 백 사장의 CTO 복귀에 대해 그의 기술력에 대한 남 부회장의 신뢰가 남달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백 사장은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CTO 복귀 후 LG전자의 연구개발(R&D)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전자는 지난해 R&D에 1조5000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고 올해는 이를 10% 늘린다.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LG전자의 성장엔진이 개발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신(新)성장사업에 대해서는 “친환경 제품, 태양광 발전, 헬스케어 등을 연구해 왔다”며 “이들 중 일부는 LG그룹 내 여러 회사와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복귀로 디지털TV 분야 세계 톱3 진입이라는 목표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백 사장은 미국 디지털케이블 방송과 위성방송 표준인 ‘디지사이퍼(Digicipher) 시스템’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국내외 전자업계에서 ‘디지털TV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TV에 영상 저장이 가능한 타임머신 기능을 LG전자의 모든 TV에 적용하고 (PC 기능을 보유한) TV를 집 안의 홈 서버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 사장은 최근 미국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차세대 고화질(HD) DVD 표준으로 블루레이 기술을 선택하면서 경쟁자인 HD-DVD 진영이 위협을 받는 데 대해 “HD-DVD가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쪽의 경쟁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HD-DVD와 블루레이 콤보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당분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라스베이거스=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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