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안타는 페인트 첫 특허…이천 화재 너무 안타까워요”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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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공업 임규철 기술연구소장

“그때 기분은 말로 표현 못 하죠. 실무팀원의 어깨를 툭 치는 데 그쳤지만 속마음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었습니다.”

삼화페인트공업 임규철(53·사진) 기술연구소장은 2006년 8월 16일을 떠올리면 흐뭇해진다. 그날 건설기술연구원이 2시간 동안 불에 타지 않는 유기질 페인트에 대해 최종 ‘합격’ 판정을 내린 것. 4년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결실을 본 날이었다.

삼화페인트는 곧바로 특허를 출원했고 지난해 12월 23일 ‘내화(耐火) 성능을 갖는 고밀도 유성계 내화도료’에 대한 특허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임 소장은 기술연구소가 획득한 수많은 특허 가운데 내화 페인트 특허에 특히 애착을 갖는다. 내화 페인트는 철제 H빔이 고열에 휘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화재 때 철제 건물이 폭삭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는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에서 철제 H빔이 휘어졌다는 보도를 접하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임 소장이 2시간 내화 페인트 연구를 시작한 시점은 2002년경. 철골에 페인트를 칠한 후 실제 고열에서 테스트를 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성공하기까지 자체 실험을 20번 정도 했다. 그동안 쏟아 부은 개발비만 약 30억 원이나 된다.

기술력은 곧바로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삼화페인트는 2시간 내화 페인트 ‘플레임체크 SS-2000’과 ‘플레임체크 2HR’를 생산했다. 시장 반응도 좋아 충북 청주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인천국제공항, 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 경기 여주군 이마트 물류창고 등의 철골 구조물에 삼화페인트가 사용됐다.

“이제 3시간 내화 페인트에 도전해야죠. 거기에 두께도 최대한 줄여 경제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5년 내 신제품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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