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경제’ 건설-은행주 스포트라이트 받을 듯

  • 입력 2007년 12월 2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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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투자 확대-금산분리 완화 기대

《각 증권사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 직후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경기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영향으로 인한 코스피지수 상승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세계 경기의 엔진인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같은 글로벌 악재가 산적해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의 당선 효과는 개별 업종을 중심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사들이 공통으로 꼽은 수혜주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지출 증가의 영향을 받을 건설주와 금산분리 완화 정책으로 인수합병(M&A)이 예상되는 은행주다.》

○건설·은행이 가장 큰 수혜주

건설업종은 주택공급 확대 및 양도세 인하를 통한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으로 최대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집을 옮기는 가구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건설주와 고급가구 전문 업체 ‘한샘’의 수혜를 예상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여파가 다른 나라로 번지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업종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각종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수혜주로는 제2 롯데월드를 추진 중인 롯데쇼핑을 선정했다. 또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M&A가 예상되는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대우증권을 새 정부의 출범에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제시했다.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업종은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힘입어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되면 은행의 가치에 M&A 프리미엄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당선자는 통신요금과 전기요금 인하, 에너지가격 전면 재조정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공공부문의 요금 인하를 강조하고 있어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부양에는 한계

하나대투증권은 이 당선자가 성장을 중시하고 있어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정책을 펼 경우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의 인상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함께 증시의 자금이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새 정부가 증시 부양에는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 활성화 가능성은 시중 자금이 증시에서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환수될 수 있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증시 위험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의 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 증시에서는 그동안 큰 폭으로 올랐던 이른바 ‘이명박 테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명박 주’로 분류돼 대선을 앞두고 이상 급등했던 이화공영 특수건설 신천개발 홈센타가 일제히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시장의 삼호개발도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대륙철도와 남북경협 관련 기업이어서 ‘정동영 주’로 구분됐던 미주레일과 세명전기도 각각 10.08%와 9.98%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이회창 주’로 분류된 단암전자통신도 하한가로 마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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